패션그룹형지가 26일 남성복 전문업체 우성I&C를 120억원에 인수했다. 예작, 본, 본지플로어 등 남성복 전문 브랜드를 만든 우성I&C를 통해 남성복 사업을 강화, 연간 5조원으로 추정되는 남성복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형지는 이날 최병오 회장(사진)과 친인척이 우성I&C의 이종우 대표 및 특수관계인 보유지분 40.93%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우성I&C 지분 478만8958주를 주당 2505원(총 12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계약금은 10억원, 중도금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자료제공 후 20영업일 이내에 48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잔금까지 치르면 우성I&C의 최대주주가 최 회장으로 바뀌게 된다.

형지가 우성I&C를 인수한 것은 그동안 여성복에만 주력했던 패션사업을 남성복으로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이번 우성I&C 인수는 앞으로 형지의 사업을 확장하는 데 큰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한국 패션산업을 선도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패션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패션업계에서도 형지의 이번 인수를 ‘남녀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갖춘 패션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보고 있다. 형지의 주요 브랜드는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와일드로즈 등 주로 여성복 위주였다. CMT 등 자체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지만, 주로 여성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왔다. 형지의 남성복은 아날도바시니뿐이었다. 패션그룹형지의 지난해 매출은 7000억원대였다. 이번 우성I&C 인수를 발판으로 형지는 남녀를 아우르는 명실공히 패션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우성I&C는 1980년 (주)시대셔츠로 출발해 1998년 남성 와이셔츠 자체 브랜드 ‘예작’을 출시하며 성장한 남성복 전문 업체다. 2004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우성I&C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9.58% 늘어난 629억원이었다. 예작 매장은 주요 백화점에 50곳의 매장을 두고 있으며, 라이선스로 생산하고 있는 스위스 브랜드 랑방 셔츠는 30개 매장을 두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