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만드는 에너지원은 원자력 석탄 수력 풍력 태양광 석유 등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발전단가가 비싼 것은 풍력입니다. 맞으면 O, 틀리면 X를 눌러주세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문제를 내자 대학생 200여명이 손에 쥔 단말기 버튼을 꾹 눌렀다. 정답은 X. 정답을 맞힌 학생은 118명. 홍 장관은 “에너지원 중 가장 발전단가가 비싼 에너지원은 태양광”이라며 “원자력에 비해 무려 10배 가까이 비싸다”고 설명했다. 정답을 맞힌 학생 대부분도 홍 장관의 이 같은 설명에는 적잖게 놀라는 눈치였다. 그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지금보다 비싼 전기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0일 서울 숙명여대 진리관에서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주관으로 열린 ‘에너지와 원자력 토크콘서트’. 정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소통의 장으로 마련된 이 행사에서 홍 장관은 에너지와 원자력 문제에 관해 대학생들과 자유롭게 논의했다.

홍 장관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고리 1호기 사고 등 최근 불거지고 있는 원전 안전성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학생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고리 1호기 사고는 방사능 누출 등 안전과 관련된 사고는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사후에 보고가 이뤄지지 않는 등 운영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관련자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원전이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홍 장관은 “우리나라 원전 기술 자급률은 올해 100%에 도달할 것”이라며 “미국도 핵심 부품을 한국에서 사갈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다고 밝힌 한 학생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소통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최근 한수원 등 원전 관련 분야의 비리가 만연한 것 같은데 구체적인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장관은 “지금까지 효율성을 중시하는 과정에서 한수원 조직문화가 폐쇄적으로 흘러간 측면이 있었다”며 “조직문화를 활성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컨설팅 회사를 통해 한수원 조직개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3개월간에 걸쳐 강도 높은 감사를 벌일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홍 장관은 한국사회를 이끌어 갈 대학생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어느 구름에서 비가 내릴지 모른다’는 자신의 좌우명을 소개했다. 홍 장관은 “비를 뿌리지 않을 것 같은 새털구름이 어느새 먹구름이 돼 단비를 내릴 수도 있다”며 “사람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대하면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