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여대생에게 “××빵(집단 성폭행을 뜻하는 비속어)하기 딱 좋다”며 성희롱성 발언을 한 혐의로 김모씨(66)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일 오후 1시35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서 지하철에 탄 임모씨(21·여)에게 “너는 ××빵 놓기 딱 좋다” “너 ××빵이 뭔지 알지”라고 말하는 등 수차례 성희롱성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4개 역을 지나 신림역에서 내린 뒤 김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이튿날인 8일 자신의 트위터에는 사건 당시 휴대폰으로 찍은 김씨의 사진을 올리고,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글도 남겼다. 임씨의 글은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졌고, 김씨는 네티즌들에게 ‘성희롱 할아버지’로 불리며 비난을 샀다.

경찰은 공개된 김씨의 사진과 지하철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상갓집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지하철에서 핫팬츠 차림의 임씨를 보고 훈계하려는 마음에 이런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성희롱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학생(임씨)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임씨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네티즌들에 김씨가 붙잡힌 소식을 전하며 “번거로우셨을텐데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임씨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한 인터넷을 통해 사진을 유포한 행위를 처벌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