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박 동영상 공개한 성호 스님 검찰 출석

해외 원정 도박·성매수 등 핵폭탄급 비리 공개 시사

“추가로 폭로할 내용이 많다.”

조계종 승려들의 도박 동영상을 공개한 전 금당사 주지 성호 스님은 15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인 자격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성호 스님은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과 만나 “추가 폭로 내용에 자승 총무원장 관련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의혹을 뒷받침할 동영상과 사진 자료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 총무원장 스님이 뭐라고 답변하는지 직접 보고 나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몰래 카메라를 이용한 계획된 폭로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망해버린 조계종, 국민과 종도를 속이는 종단 집행부에 금강철퇴를 내려 조계종을 다시 구하기 위한 진리의 칼이라고 본다. 핵심은 (몰래 촬영한) 동영상이 아니고 (도박) 행위”라고 강조했다.

‘메가톤급 추가 폭로’를 예고해온 그는 이날 아침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승려들의 외국 원정도박과 룸살롱 성매수, 횡령, 은처(부인을 숨겨두는 행위)까지 주장했다.

그는 “외국에 나가서 도박으로 수백억원을 잃은 스님도 있고, 조계종 고위층이 룸살롱에서 성매수를 한 일도 있다. 필리핀이나 마카오, 라스베이거스로 나가서 승복을 갈아입고 파친코를 하는데 이는 신도님들이 부처님 법을 위해 잘 쓰라고 준 걸 도둑질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명진 스님과 자승 스님이 과거 강남의 신밧드 룸살롱에서 성매수한 사실이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그걸 피켓에 써 조계사 앞에서 석 달여 동안 1인 시위를 했다. 명진 스님은 자기는 한 적이 없다, 좀 빼달라고 해서 빼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직 조계종의 원로 중 한 분은 은처가 아니라 결혼한 분도 있다. 실제로 호적에 올릴 정도이니 숨겨놓은 마누라는 어느 정도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의 사퇴와 총무원장의 참회 108배에 대해서는 “생쇼다. 무슨 낯짝을 들고 참회한다고 될 일이냐”고 비난했다.

그는 “지금 종단을 어지럽히는 사람들은 5%도 안되는 소수의 특권층”이라며 “종단 내에서 징계하고 싶어도 징계할 주체들이 다 썩어버렸다. 자정능력이 상실됐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도박사건의 핵심 승려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사 주지다. 과거에 양심세력인 민중불교의 핵심이었지만 돈맛을 알고 큰절 권력의 달콤한 맛을 보다 보니까 타락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 조계종, 성호 스님 명예훼손 고소

"허위사실 유포 묵과 못해"…"폭로 의도 뭐냐" 의혹 제기


“폭로한 자신은 떳떳한가. 폭주기관차 같다.”

조계종 승려들의 도박 사건에 이어 핵폭탄급 추가 폭로를 예고하고 있는 전 금당사 주지 성호 스님에 대한 조계종 내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 성호 스님도 음주와 여색을 탐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성호 스님이 15일 추가 폭로를 예고하며 해외 원정 도박, 횡령, 은처 등 전방위적 폭로공세를 이어가자 조계종 총무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종단 제적자인 정한영(성호 스님)의 총무원장 스님에 대한 성매수 운운 발언은 사실이 아니기에 즉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호법부장 정념 스님이 1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힐 예정이다.

조계종은 “종단 음해 및 각종 파렴치 행위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정한영의 발언에 대해 직접 대응을 자제해왔으나 각종 허위사실을 언론에 남발하며 종단을 음해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또 ‘종단 제적자 정한영의 사법 관련 사안’이라는 별도 문서를 통해 성호 스님이 연루된 사법처리 내용을 공개했다.

이 문서에는 2004년 비구니 스님 성폭행 미수 및 폭행, 금당사 주지 시절 고급 외제차 구입, 2009년 총무원장 후보등록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및 괴문서 전국 사찰 배포, 2011년 금당사 직원 상해, 금당사 문화재 관람료 횡령, 자승 총무원장을 상대로 냈으나 기각된 당선무효 소송·직무정치 가처분 신청·사문서위조죄 등 고소 사건 및 1인 시위 등이 담겨 있다.

조계종은 지난 14일 총무원장·종회 의장·교육원장 등이 참석한 종단 현안 긴급회의 결과 “파승가적 행위자에 대한 명확한 조사 결과 역시 함께 발표한다. 종단차원의 징계를 조속히 마무리한다”며 종단 음해세력에 대한 직접 대응을 예고했다.

성호 스님 자신도 음주와 여색을 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호 스님이 금당사 주지로 있던 2000년 11월부터 신도회장을 지낸 송동렬 씨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문제를 제기한 성호 스님도 승려로서 떳떳하다고 볼 수 없다.

성호 스님이 대낮에도 술에 취해 상가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음주상태로 운전했다는 것은 금당사 주변 사람들이면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호 스님이 자신의 지도교수였던 A씨와 전주역 앞 고급 일식집을 출입하며 술을 마시고 심지어 여색을 탐했다는 말을 금당사 전 사무국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호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과 대립하면서 자신이 호법부에 있을 때 수집한 정보로 반대파 스님들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자신은 깨끗한 승려처럼 말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폭주기관차 같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인터넷 불교매체 불교포커스에는 “성호란 중이 언론을 상대로 하는 짓을 보면 폭주기관차 같다”며 “도박승 폭로가 나쁜 것은 아니겠지만 그 의도가 불교 정화에 있지 않다는 것을 그의 언론플레이를 지켜보면서 느끼게 된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자승 총무원장은 15일 총무원 기획실장에 흥법사 주지 법미 스님, 사회부장에 전 파계사 주지 법광 스님, 호법부장 서리에 전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을 임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