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력수요가 많은 여름철 절전을 위해 공무원들이 상의 재킷을 착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복장지침을 바꾸기로 했다. 공무원들의 재킷 착용의무가 명시적으로 해제되는 것은 처음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국민적 차원의 하계 절전운동을 펼치기에 앞서 출근단계부터 공무원들의 상의 재킷 착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고위 공무원일수록 엄격하게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은 당장 다음주로 예정된 국무회의부터 재킷을 입지 않고 참석하게 된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이르면 17일 재킷 탈의가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고 공직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복장지침과 몇 가지 유형의 간소한 복장 디자인을 시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휘들옷’이라는 이름의 에너지절약형 복장명칭도 잠정적으로 정했다. ‘휘파람’과 ‘들판’처럼 시원한 옷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은 양복바지를 입지 않고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됨은 물론 면바지와 컬러셔츠만으로 출퇴근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이처럼 파격적으로 공무원 복장지침을 바꾸기로 한 것은 최근 미얀마 방문길에 올랐던 이 대통령이 올여름 전력난을 우려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및 정부 관계자들의 ‘재킷 탈의’ 아이디어를 전폭적으로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현안 보고를 위해 청와대에 들어오는 공무원들 중 상의 재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은 출입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