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10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이후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곳은 단연 동탄2신도시다. 투기지역 해제로 기대를 모았던 서울 강남권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분양권 전매제한 기준이 완화된 동탄2신도시의 경우 당장 유용한 청약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 이르면 다음달 말 청약에 들어가는 동탄2신도시 아파트는 계약 후 1년이면 자유롭게 분양권을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동탄1신도시 아파트 시세보다 동탄2신도시 아파트 분양가가 낮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동탄2신도시의 청약경쟁률이 치솟을 것으로 본다. 단기(1년) 투자로 이익실현이 가능한 조건에서 갈 곳 잃은 뭉칫돈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최대 수혜

올해 동탄2신도시에 나올 물량은 총 1만4000여가구에 이른다. 내달 29일 1차로 GS건설, 롯데건설, 우남건설, 호반건설, KCC건설, 모아종합건설 등 6개사가 5519가구를 동시분양으로 공급한다. 이 중 롯데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5개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소형아파트가 이번 5·10 대책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에 따라 수도권 공공택지 내의 85㎡ 이하 주택에 대한 전매제한 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어서다.

이번 동시분양에 참여하는 건설업체들에 따르면, 분양가는 3.3㎡당 평균 105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동탄1신도시의 시세가 3.3㎡당 1200만원 안팎이어서 현재 시세가 유지된다면 동탄2신도시 청약 당첨자들은 1년 후 분양권 전매를 통해 3.3㎡당 150만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동탄2신도시의 분양 예정인 물량은 모두 민영주택이어서 청약 예·부금과 주택청약종합통장 가입자가 신청할 수 있다. 지역우선공급 원칙에 따라 화성시 거주자에게 전체 물량의 30%, 경기도에 20%가 각각 우선 공급되고 나머지는 서울·인천 등 수도권에 돌아간다.

청약가점제가 적용되며, 일부 추첨제 물량은 가점 없이 일정 청약순위 이상이면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결정한다. 전용 85㎡ 이하 주택은 가점제 물량이 75%, 추첨제는 25%다. 85㎡ 초과 주택은 가점제와 추첨이 반반이다.

◆투자가치 있을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동탄2신도시의 입지여건을 놓고 볼 때 단순히 전매차익을 넘어 중장기적인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급의 신도시라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동탄2신도시의 총 면적은 2401만4896㎡로, 11만5323가구(28만명)가 입주할 예정이다. 동탄1신도시와 통합 개발되는 인근 동탄일반산업단지를 합하면 3500만㎡로 지금까지 가장 컸던 분당신도시의 1.8배에 이른다.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자족 기능이 뛰어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동탄테크노밸리를 비롯해 일반산업단지,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 워터프런트 콤플렉스 등의 산업단지가 들어설 계획이어서 배후수요가 풍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삼성전자 등 첨단기업체와 가까운 데다 평택항, 평택·천안 유통단지 등도 멀지 않아 산업·물류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교통여건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당장은 경부고속도로,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오산~영덕 간 고속화도로 등을 통해서만 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수서~평택을 잇는 KTX 동탄역, 제2외곽순환도로, 제2경부고속도로 등의 광역교통망이 계획돼 있다. KTX 동탄역을 지나는 수도권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서울까지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다만 교통 인프라 기능을 모두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예컨대 수서와 평택을 잇는 수도권 고속철도(KTX동탄역)는 2014년에, 제2외곽순환도로 전 구간은 2020년에 각각 완공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신도시 규모가 메가시티급인 데다 교통 인프라가 계속 확충될 계획이고 자족성도 뛰어난 만큼 서울 남부권과 평택, 천안을 잇는 수도권 남부 중심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2014년 이후에도 분양 이어져

내달 동탄2신도시의 첫 분양 이후로도 쏟아져 나올 물량들이 줄지어 대기 중이다. 이번 동시분양 아파트 말고도 하반기에는 대우건설, 한화건설, EG건설, 대원 등 7개 업체가 분양 대열에 합류한다. 개별 분양방식으로 7000가구 정도를 공급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대규모 물량이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만큼 침체에 빠진 수도권 분양시장을 견인하는 바람몰이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달 말부터 분양공고를 통해 공동주택용지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아파트 1만698가구를 지을 수 있는 11개 필지를 연말까지 단계별로 공급한다. 전용면적 60~85㎡와 85㎡ 초과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택지로 구성돼 있다. 공급대상 필지의 총 면적은 67만㎡에 이른다. LH 관계자는 “택지 공급시기와 인허가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5년간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분양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