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기 아깝네요. 내년엔 부산 애들 다 데리고 올라올 겁니다.”

2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2 대한민국 고졸 잡 콘서트’에 참가한 박종옥 부산전자공고 취업지원관의 손에는 커다란 봉투가 들려 있었다. 그는 공고 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들 부스를 빠짐없이 돌면서 채용 정보가 담긴 책자들을 봉투에 빼곡히 모았다. 행사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생생한 취업 정보를 전해주기 위해 이날 첫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했다. 그는 “오늘 얻은 정보들이 학생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취업진로 컨설팅을 받은 장혜정 양(성암국제무역고 3학년)도 “국내 최고 기업들의 인사 담당자를 직접 만나고 기업끼리 비교도 해볼 수 있어 좋다”며 “내년에 후배들도 같은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이틀간 고졸 잡 콘서트를 찾은 수많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바람은 한결 같았다. 한국경제신문이 일으킨 ‘신(新)고졸시대’ 바람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매년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다양한 조언도 즉석에서 쏟아졌다. 학생들은 무엇보다 고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선화 양(대일관광디자인학교 3학년)은 “취업을 한다고 하면 주위에선 온갖 차별 사례를 들먹이며 부정적인 이야기만 한다”며 “고졸 취업을 지지하고 독려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융 제조업 등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도 고졸 취업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당부도 있었다. 미용 관련 취업을 꿈꾸는 황지현 양(경복비즈니스고 3학년)은 “내년에는 미용이나 디자인 같은 분야 기업들도 콘서트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자리의 산실인 기업들에 바라는 주문도 많았다. 윤미경 문학정보고 교사는 “입사해서도 학생들이 대졸자에 비해 차별받지 않도록 충분히 교육을 시켜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행사장에서 이틀간 만나본 학생들은 ‘학벌’보다는 능력으로 대우하는 사회가 된다면 대졸자 못지않게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이들의 에너지가 한국경제를 한 차원 높은 성장과 고용의 시대로 끌고 갈 것이라는 느낌이었다. 신(新)고졸시대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서보미 경제부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