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한인 대표 150여명을 초청해 국정을 브리핑하는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백악관 공공업무실은 7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워싱턴DC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에서 미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대표 150명을 초청해 3시간가량 각종 현안에 대해 국정 브리핑을 실시했다.

행사를 공동 주관한 한인위원회(CKA)의 마이클 양 회장은 행사 참석 후 “백악관이 한인 대상으로 처음 마련한 행사”라며 “미국의 미래를 코리안아메리칸들이 이끌어갈 날이 올 것”이라고 감격해했다.

이번 행사에는 워싱턴DC와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실리콘밸리, 애리조나 등 미국 전역의 한인커뮤니티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양 회장과 CKA 공동 부회장을 맡고 있는 CBS 리얼리티쇼 ‘서바이버(Survivor)’ 아시안 최초 우승자이자 방송인 권율 씨, 에스더 리 버슨마스텔라 마케팅·뉴 비즈니스 총괄책임자, 보스턴 시의원 출신 샘 윤 노동부 정책고문과 ‘북한 탈출’의 저자 마이크 김 씨 등이 초청받았다.

백악관에선 시드니 사일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담당관과 크리스토퍼 강 대통령 선임고문, 크리스토퍼 루 대통령 보좌관을 비롯해 고홍주 국무부 법률고문(미국명 헤럴드 고) 등 행정부 각 부처의 고위·실무급 담당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한·미동맹 현안이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주로 설명했다. 특히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한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미국의 주류사회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점을 약속했다고 양 회장은 전했다. CNN에서 첫 사회생활을 했던 에스더 리 총괄책임자는 “미국 대선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지만 한인들을 대변할 언론전문가들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며 “한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한인들의 결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CKA는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시키고 주류사회 참여율을 높이자는 취지로 2010년 9월 이민 1.5세와 2세 리더들을 중심으로 구성한 비영리단체다. CKA의 롤 모델은 미국 주류사회에서 이미 파워 그룹으로 활동 중인 중국계 미국인 지도자들의 단체인 ‘100인 위원회(Committee of 100)’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