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장사로 ‘인생 2막’을 화려하게 탈바꿈시킨 사람이 있다. 경기도 동탄신도시에서 ‘닐니리맘보’ 국수점을 운영하고 있는 장종석 사장(57·사진)이다. 장 사장은 젊은 시절 서울에서 플라스틱 제조업으로 개인사업을 하다 큰 손해를 봤다. 이후 그는 막노동부터 배달까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장 사장 부부가 빚을 다 갚고 작은 점포 하나를 차리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2009년 작은 가게를 차릴 비용이 모아지자 장 사장 부부는 인천 송도, 일산, 판교 등 주로 신도시를 중심으로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처음엔 닭갈비집을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송도에서 국수 한 그릇을 먹고 바로 마음을 바꿨죠.” 그가 국수 한 그릇을 느긋하게 비우는 동안 옆 테이블 손님들이 2~3번 바뀔 정도로 회전율이 높은 걸 보고서는 이내 국수집을 차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다 인터넷에서 발견한 게 바로 김용만 국수집으로 유명한 ‘닐니리맘보’. 그는 닐니리맘보 국수 한 그릇을 맛보고는 그 감칠 맛에 반해 즉시 본사로 달려가 계약을 마쳤다.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돼 2009년 7월 가게를 열었다.

동탄신도시 북광장에 있는 점포의 크기는 50㎡(15평)로 2인용 탁자 13개를 들여놨다. 창업비용은 권리금 없이 보증금 5000만원, 임대료 월 300만원으로 인테리어비와 시설비를 합쳐 총 1억2000만원이 들었다. 직원은 장 사장을 포함해 주방 2명, 홀 2명 등 총 4명이며 오전 8시에 문을 열어 밤 12시에 문을 닫는다.

주력 메뉴는 잔치국수와 비빔국수이며 최근 뜨는 메뉴는 직화덮밥이다. 잔치국수의 감칠맛 나는 육수는 장 사장의 자랑이다. 20가지가 넘는 천연재료를 2시간30분 동안 푹 우려낸 것이다. 하루 두 번씩 장 사장이 직접 만든다. 직화덮밥은 팬에 기름을 두르고 빠른 시간 안에 불을 직접 대서 조리하는 것인데, 볶음밥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맛이 난다. 조리에 노하우가 생기면 모든 메뉴를 5~6분 안에 완성할 수 있다. 손님이 주문하고 식사를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5분이다. 점심시간을 전후한 2시간 동안에는 테이블당 5~6명의 손님이 다녀간다.

“손님 중 80%가 단골고객이에요. 동네 장사여서 이웃사촌이라 생각하고 손님을 대하는 편이죠.” 장 사장은 아이를 데려온 손님이 있으면 꼭 국수를 좀 더 삶아서 작은 그릇에 담아 준다. 계란 값이 한창 올랐을 때도 삶은 계란 서비스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 4월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에 닐니리맘보 국수집 하나를 더 냈다. 북광장점보다 10㎡ 정도 더 큰 규모다. 장 사장의 월 평균 매출은 북광장점(3000만원)과 메타폴리스점(3500만원)을 합쳐 6500만원 정도이며, 순이익은 1500만원 선이다. (02)3442-6638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