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양공원. 천안함 생존자 수색작전에 참여했다가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 동상 앞에 구자균 LS산전 부회장(55)이 섰다. 구 부회장은 2009년 해군 특수전 전단(UDT·Underwater Demolition Team) 방문 후 인근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던 고인을 떠올리며 헌화와 묵념을 마쳤다.

LS산전은 이날 특수전 전단에서 한경-국방부가 공동 주관하는 ‘1사 1병영’ 협약식을 가졌다. 1955년 창설된 수중폭파대가 전신인 UDT는 폭발물 처리, 전천후 타격, 해상 대테러 임무 등을 맡는 특수부대로 2011년 소말리아 해적들을 소탕한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용맹을 떨쳤다. 지난 2월 특수전 ‘여단’에서 특수전 ‘전단’으로 승격됐다.

구 부회장은 ‘1사 1병영’ 운동에 동참하면서 자매결연 부대로 UDT를 낙점했다. 스쿠버다이빙 강사 자격증 보유자인 구 부회장은 19년 전 UDT 대원들의 제주도 전지 훈련 때 인연을 맺은 뒤 주기적으로 이들과 다이빙을 즐겨왔다. 그는 “오래전부터 민ㆍ군이 상생협력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했다”며 “한경이 이렇게 마음껏 뜻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 고맙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LS산전은 장기 복무하는 하사관 비율이 많은 UDT의 특성에 맞게 전역을 앞둔 예비역 장병들의 취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구 부회장은 “UDT에서 우수 대원으로 활약했던 전역 군인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취직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아까운 인재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약속했다.

UDT도 LS산전 직원들에게 알맞은 병영체험 기회를 개발하기로 했다. 원래 UDT 훈련은 이른바 ‘인간병기’ 양성 프로그램으로 혹독하기로 악명이 높다. 국가대표 선수들만 훈련에 참여할 수 있고 일반인들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LS산전 직원들에게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구 부회장은 이날 협약식을 마친 뒤 “UDT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상호 필요를 충족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진해=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