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피해가 대파와 양파, 감자 등 일부 농작물을 중심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다음주 초까지 비 소식이 없을 경우 공급 부족 사태가 전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5일 ‘최근 가뭄에 따른 주요 농축산물 수급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6월(22일 기준)에 충남과 전북의 강수량이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9%, 20%에 그치면서 노지에서 재배하는 채소 작물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따라 대파의 경우 오는 7~8월 대파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할 전망이다. 대파는 전체 출하 면적의 60%가 노지여서 가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양파는 이달 중순에 주로 나오는 ‘중만생종’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6% 급감, 다음달까지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배추는 높은 기온이 문제다. 시설 봄배추 출하는 대부분 지난달까지 끝났지만 노지 봄배추는 호남·충북 지역의 고온 탓에 작황이 좋지 않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은 “출하량 부족과 심리적 불안이 겹치면서 최근 배추값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휴일 영업을 재개한 대형마트들이 물량 확보에 나선 데다 장마 이전에 김치를 담그려는 수요도 적지 않아 수급에 불균형이 빚어졌다는 설명이다.

감자는 알이 커지는 시기인 5~6월에 가뭄을 맞아 작황이 평년보다 18%가량 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만큼 수급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늘 역시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18% 늘어나 작황 피해를 상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농산물 수급의 최대 고비는 다음주 초가 될 것”이라며 “비가 안 오면 밭작물의 시듦 현상이 심해지고 상품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국에서 모내기가 98.5%까지 이뤄진 데다 용수 부족 면적도 0.4%에 불과해 쌀 수급은 아직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