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야심작 '프리미엄 식품관' 문 연다
신세계백화점이 2년 넘게 공들인 프리미엄 식품관 ‘SSG푸드마켓’이 6일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다. 신세계백화점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조선호텔, 신세계SVN(옛 조선호텔베이커리) 등 그룹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해 만든 ‘신개념 마켓’을 5일 둘러봤다.

◆2년 만에 완성된 ‘신세계 숙원사업’

신세계 야심작 '프리미엄 식품관' 문 연다
정용진 부회장을 비롯한 신세계 고위 경영진은 수년 전부터 프리미엄 식품관 사업을 고민해왔다. 의(衣)·식(食)·주(住) 가운데 식문화 분야에서 국내 백화점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 때문이다. 각종 출점 규제와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던 중 2010년 말 도산대로 청담사거리 인근 건물인 피엔폴루스의 2개층(지하 1층~지상 1층·영업면적 4960㎡)을 사들이면서 이 ‘숙원사업’을 실행에 옮기게 됐다.

신세계 바이어들은 지난 2년간 100여차례 출장을 통해 해외 매장을 벤치마킹하고 유명 브랜드를 확보했다.

SSG푸드마켓 청담점의 핵심 공간인 지하 1층 신선식품 코너는 뉴욕 첼시마켓, 런던 보로마켓 같은 해외 유명시장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임훈 신세계 식품생활부문 총괄 상무는 “복잡한 동선을 줄이기 위해 농·수·축산 등 카테고리별로 독립된 룸(방)을 옮겨다니며 쇼핑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을 비닐로 포장하지 않고 무더기로 쌓아놓고 판매하며, 축산물을 거의 썰지 않고 덩어리로 진열한 것도 특이했다. 뿌리째 판매하는 피트모스 채소, 강원도에서 당일 새벽에 낳은 방사 유정란, 청보리를 먹인 한우 등은 SSG푸드마켓의 단독 상품이다. 전반적인 가격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판매가격의 중간 수준이었다. 국산 감자와 당근은 100g당 380원, 친환경 참외와 사과는 개당 2000원과 4000원에 판다. 삼겹살이 100g에 1980원, 친환경 한우 등심은 100g에 8750원이다.

매장 곳곳에 전문가를 배치해 쇼핑을 돕는 서비스도 있다. 김은 청담점장은 “맛있는 된장, 고추장을 찾아주는 장(醬) 소믈리에, 신선한 채소를 골라주는 야채 소믈리에 등과 대화하며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단독 수입 가공식품·와인도 눈길

가공식품 코너에선 영국의 고급 슈퍼마켓 ‘웨이트로즈’ 시리얼과 미국산 훈제 마늘양파잼, 그리스 햇올리브 오일 등을 독점 판매한다. 히말라야 핑크암염, 이스라엘 사해 소금, 이탈리아 송로버섯 소금, 독일 헤벤스디움 후추, 미국 스톤월 키친, 프랑스 디종 머스터드 소스 등 요리광들이 좋아하는 해외 조미료도 갖췄다.

와인 전문매장 ‘SSG와인’에서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보르도·부르고뉴 와인 등 600여종을 판매한다. 마진 상한제를 도입해 와인값 거품을 줄였다. 편집매장 ‘마이분’은 패션 전문가 밀란 부크미로빅과 협업한 쇼핑공간으로, 의류는 물론 화장품 장난감 가구 등을 판매한다.

청담동 트렌드세터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고급 외식매장도 선보였다. 조선호텔 출신 셰프들이 양식·중식·인도식을 만드는 ‘그래머시 홀’, 17종의 원두를 주문대로 볶아 커피를 만들어주는 ‘베키아에누보’, 클럽풍 음악이 나오는 퓨전 일식당 ‘호무랑’, 케이크가 강점인 베이커리 ‘더메나쥬리’ 등을 배치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