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노후준비 '아주 미흡'…100점 만점에  55점
우리 국민의 노후준비 점수가 100점 만점에 평균 55점에 그쳤다. 길어진 수명에 비해 노후에 쓸 돈이 충분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전국 성인 남녀(만 35~64세) 1035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관계 △건강한 생활습관 △소득과 자산 △여가 활동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노후준비 상태를 조사한 결과 평균 55.2점을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몇 점 이상이어야 노후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100점 만점에 55점은 대단히 미흡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라고 말했다.

영역별 점수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68.2점으로 가장 높고 사회적 관계 63.9점, 여가활동 48.1점, 소득과 자산 40.5점 순이었다.

노후 대비 측면에서 우리 국민이 겪을 가장 큰 위협은 ‘부족한 소득’이라는 얘기다. 전 국민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가입해 있지만 공적연금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대비가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만 60세 이후 연금을 받아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은퇴 전 소득의 40%가 채 안 된다”며 “부족한 노후 소득을 보완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력별로는 고학력층이 상대적으로 노후준비가 잘 돼 있는 반면 저학력층은 노후 대비가 부족했다. 대졸 이상 58.2점, 고졸 54.4점, 중졸 이하 50.5점으로 학력별 노후 대비 격차가 컸다. 직종별로도 화이트칼라(59.1점)가 블루칼라(53.8점)보다 노후준비를 잘하고 있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57.0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55.3점), 60대(53.1점), 30대(52.9점)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55.6점)이 남성(54.8점)보다 점수가 높았다.

혼인 상태별로는 기혼 56.9점, 미혼 42.8점, 이혼·별거·사별 43.9점이었다. 기혼자가 미혼자 등에 비해 노후 대비를 잘하고 있었다. 주거 지역별로는 대도시 54.8점, 중소도시 55.4점, 농어촌 55.7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번 노후준비 지표 개발에는 삼성생명연구소, 메트라이프,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등이 함께 참여했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개선한 노후준비 지표를 내놓을 계획이다. 또 이 지표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 중 일반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노후준비 실태를 재검검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