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낮춘 中…외국기업 세금 내린다
중국이 외국기업의 본국 송금액(배당금)에 대한 세율을 절반 깎아주기로 했다. 중국의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8% 밑으로 떨어진 데다 외국인의 대(對) 중국 직접투자(FDI)도 감소하는 추세여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외국기업 현지법인이 본국으로 배당금을 송금할 경우 원천징수 세율을 기존의 10%에서 최대 5%로 낮춰주기로 했다. 이 조치는 외국인 주주가 중국 기업에 투자해 받는 배당금에도 적용된다.

FT는 “이 조치는 중국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맺은 영국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 적용된다”며 “그러나 미국 기업은 자체 세금규정에 따라 이번 세금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국은 1994년 중국과 이중과세방지 등을 규정한 조세협정을 체결, 이익금의 본국 송금 등에 대해 원천징수세율 5%를 적용받아왔다.

지난해 중국에 있는 외국기업들이 본국으로 보낸 배당금은 약 650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대한 원천징수 세금은 86억달러였다.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낸 법인세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KPMG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중국에 있는 다국적 기업들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감면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더 많은 해외 기업들이 더 많은 이익을 본국으로 송금하게 되면 결국 중국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