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짓눌린 20~30대…고금리 다중채무자의 58%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에서 혼자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정모씨(25·여)는 지난해 밀린 월세와 아버지 병원비를 대기 위해 저축은행 두 곳에서 570만원, 캐피털사에서 400만원 등 총 970만원을 평균 연 38%의 이자를 내는 조건으로 빌렸다. 한 달 월급이 120만원인 정씨는 매달 이자만 32만원을 냈다. 고금리 다중채무로 생활고를 겪던 정씨는 최근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저금리 전환대출로 갈아타 매달 내는 이자를 7만원으로 줄인 후에야 한숨 돌렸다.

정씨와 같은 고금리 다중채무자 10명 중 6명이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18.2%)와 30대(39.9%)가 다중채무자의 절반 이상(58.1%)을 차지했다.

18일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캠코의 ‘다중채무자(6만1956명) 특성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반면 학자금 결혼자금 생활비 등으로 인해 빚이 쌓이면서 젊은 저신용·저소득 계층이 급증했다. 20·30대의 채무를 줄일 수 있는 지원 방안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 보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 전체의 절반(55.8%) 이상은 대부업체 등을 통해 연 40% 이상의 살인적인 이자를 내는 빚을 떠안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85.0%는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였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빚에 짓눌린 20~30대…고금리 다중채무자의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