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 측근 비리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근자에 제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이런 일들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취임 이후 여섯 번째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문과 관련해 두 차례, 2009년과 지난해 각각 세종시 수정 추진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올 2월에는 측근 비리와 관련해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저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를 지켜보면서 하루하루 고심을 거듭해왔다”며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것보다는 먼저 국민 여러분께 솔직한 심정을 밝히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해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저 자신 처음부터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갖고 출발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월급을 기부하며 나름대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해온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로 제 가까이에서 이런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할 일들이 일어났으니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느냐”며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직 겸허한 마음가짐과 ‘사이후이(死而後已·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일하겠다는 뜻)’의 각오로 더욱 성심을 다해 일하겠다”며 “다시 한번 국민들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