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전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신 니시보리(46·사진)는 애플의 아이폰 디자이너였다. 그는 2002년 7월부터 미국 애플 본사에서 일했다. 2006년에는 애플의 디자인 수석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 밑에서 아이폰을 디자인했다.

니시보리가 디자인특허 재판의 변수로 떠오른 것은 그의 발언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니시보리는 “애플 경영진이 아이폰을 디자인할 당시 디자이너였던 내게 소니 휴대폰 디자인을 참고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니시보리의 이 발언은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

대신 법원은 ‘(소니의 디자인은) 귀에 대기도 편하고 포켓에도 들어가기 쉽다’는 발언 등 휴대폰의 기능성과 관련된 증언만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니시보리의 증언을 청취하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애플은 니시보리가 병가 중이어서 증언이 불가능하다고 계속 거부해왔다. 삼성전자는 이후 니시보리가 10㎞마라톤에 참가하는 등 아프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5월 그의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니시보리는 지난달 초 애플에서 퇴사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하와이에 체류 중이고, 건강 문제까지 겹쳐 법원의 소환에 응할 수 없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한 상태다. 니시보리가 법정 증언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