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레쓰비’ ‘게토레이’ 등 주력 음료 10종의 출고가를 10일 평균 6% 인상한다고 8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음료 값을 인상했다가 정부 압박으로 열흘 만에 철회한 뒤 9개월 만이다. 다만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원가 인하 요인이 생긴 ‘델몬트 스카시플러스’ 등 주스 6종은 가격을 평균 4% 내린다.

CJ제일제당이 가격 인상을 추진해 온 즉석밥 ‘햇반’은 최근 대형마트에서 평균 9%, 조미료 ‘다시다’는 8% 안팎 올랐다. 대표 제품인 ‘둥근 햇반 210g’이 1280원에서 1400원으로 9.4%, ‘쇠고기 다시다 500g’은 7150원에서 7720원으로 8% 인상됐다. 즉석밥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하는 햇반 가격이 오르는 건 2002년 이후 10년 만이다.

정식품도 4년간 값을 묶어왔던 ‘베지밀A’ ‘베지밀B’ 등 두유 10여종 가격을 이번 주 안에 평균 13% 올리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주 원료인 콩 가격과 포장·운송비가 전반적으로 올라 원가 부담이 장기간 누적됐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강력한 통제 속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던 식품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하이트진로 맥주, 삼양식품 라면, 팔도 라면, 동원F&B 캔참치 등이 5~10%씩 올랐다.

정부가 대형 식품업체인 롯데칠성과 CJ의 가격 인상까지 ‘사실상 용인’했다는 점에서 다른 업체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롯데칠성처럼 가격 인상을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던 풀무원, 오비맥주, 디아지오코리아, 농심켈로그 등이 제품값 인상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리온도 ‘초코파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