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효과 저조···시장 점유율 '제자리걸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 크라이슬러, 캐딜락 등 미국차 업체들은 한미 FTA가 발효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시장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올 3월15일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봄날'을 맞을 것만 같던 미국차 업체들은 실망하는 분위기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미국차 브랜드의 올 1~7월 점유율은 7.6%. 전년 동기 점유율인 7.5%에 비해 고작 0.1%포인트 높아졌다.

캐딜락은 전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28.1% 감소했다. 지난해 1~7월에 459대를 팔아 0.76%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올 같은 기간중 330대 판매에 그쳤다. 점유율도 0.45%로 떨어졌다.

크라이슬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1~7월 판매대수는 지난해 동기 1897대보다 늘어난 2424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점유율만 보면 3.13%에서 3.32%로 오르는 데 그쳤다. FTA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한 셈이다.

포드는 그나마 상황이 조금 낫다. 포드코리아는 지난달 514대를 판매해 2010년 4월 이후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 판매량 500대를 돌파했다. "수입차 업계에서 최근 3개월 연속 판매량이 증가한 브랜드는 포드와 혼다, 볼보뿐"이라고 포드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포드 역시 올 7월까지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1~7월 2180대를 팔아 점유율 3.6%를 차지했지만 올 같은 기간에 2791대를 팔아 3.82%로 0.2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차의 점유율 제자리걸음은) 예상된 결과" 라며 "시장이 열려 가격이 3~4% 정도 하락했다고 해도 미국 자동차를 외면하던 소비자들이 마음을 돌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되레 미국에서 일부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 BMW, 도요타자동차들이 혜택을 보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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