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록페스티벌’ ‘하이네켄 센세이션’ ‘UMF코리아’ 등 올여름 열린 대형 뮤직페스티벌에서 불티나게 팔린 칵테일 중 하나가 ‘예거밤’이다.

이 칵테일은 달달한 맛에 카페인의 각성 효과로 늦은 시간까지 지치지 않고 놀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젊은 층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클럽, 바 등에서 예거밤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주원료인 독일산 리큐어 ‘예거마이스터’(사진)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예거밤은 예거마이스터와 핫식스 레드불 등 에너지 음료를 1 대 3의 비율로 섞고 얼음을 넣어 만든다.

15일 와인수입업체인 아영FBC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예거마이스터 출고량은 2만5000상자(1상자=750㎖×12병)로 작년 전체 출고량(1만9600상자)을 넘어섰다. 아영FBC는 올해 출고량을 5만상자로 예상하고 있다. 2007년보다 18배, 지난해보다 2.5배 많은 수량이다.

예거마이스터는 2005년부터 아영FBC가 독점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예거마이스터의 올해 예상 매출이 160억원으로 주력 사업인 와인 전체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여인수 아영FBC 마케팅부장은 “클럽이나 파티 등에서 예거밤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올해 열린 뮤직페스티벌에서는 주최 측에서 먼저 부스 설치 요청이 들어올 만큼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큐어는 증류주에 과실 과즙 약초 등의 성분을 넣고 설탕이나 포도당 꿀 시럽 등 감미료를 혼합한 술이다. 예거마이스터는 천식이나 위장병 등을 치료하는 약용으로 개발됐고 독일에서는 아직도 이 술을 가정 상비약으로 구비해 놓은 집이 많다는 설명이다. 알코올 도수는 35도로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으로 1병(750㎖)에 3만원이다. 예거밤은 클럽에서 한 잔에 5000~1만원 정도다.

하지만 예거밤은 알코올과 카페인이 섞여 있어 많이 마시면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내과전문의는 “카페인은 혈압을 올리는 작용을 하는 만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혈관과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예거밤 주원료인 리큐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주류업체들은 관련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최근 독일 리큐어 브랜드 ‘버젤페터’를 출시했고,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등도 최근 클럽 등 업소를 대상으로 기존 제품에 대한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