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룸살롱' NHN 해명이 부른 역효과

결국 '박근혜 콘돔' 이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NHN의 해명이 불러온 역효과로 보인다.

시작은 '안철수 룸살롱' 이었다.

21일 신동아 9월호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적 있다" 는 내용의 관계자 멘트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안 원장이 2009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릎팍 도사' 에 출연해 "술을 못 마시고 단란주점의 뜻을 잘 모른다" 고 말한 데 대한 반박 성격의 기사였다.

보도 이후 곧바로 '안철수 룸살롱' 이 네이버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됐다. 이렇게 되자 네티즌들은 네이버 측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검색어를 조작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룸살롱이란 단어를 검색할 때는 성인 인증을 해야 하지만 '안철수 룸살롱' 키워드에 대해서는 이 절차가 해제되면서 의혹을 키웠다. 특히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트위터에서 "유독 안철수 룸살롱만 검색된다. '이명박 룸살롱' '박근혜 룸살롱' 은 검색되지 않는다" 고 지적했다.

문제가 커지자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곧바로 해명에 나섰다. 네이버 검색본부 양미승 팀장은 이날 오후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 글을 올려 "검색량이 일정 수준을 넘고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있는 경우 성인 인증을 해제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안철수 룸살롱' 키워드는 검색량이 기준치 이상으로 늘어났고, 관련 언론 보도를 확인했기 때문에 성인 인증 절차를 해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명 글의 말미에 있는 상세한 설명이 네티즌의 호기심을 더욱 키웠다. 양 팀장은 "이전에도 '박근혜 콘돔' 의 사례처럼 성인 인증 키워드라 하더라도 일정량의 검색이 되고 언론 보도가 있는 경우 똑같이 인증을 해제한 바 있다" 고 말했다.

이 내용을 본 네티즌들이 해당 키워드를 집중적으로 검색함에 따라 '안철수 룸살롱' 에 이어 이번에는 '박근혜 콘돔' 이 네이버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룸싸롱' 이란 키워드에 대한 검색도 급증하면서 21일 오후 현재 실시간 검색어 10위권 안에 무려 5개가 이와 관련된 검색어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클린 이미지' 를 두고 수면 아래에서 벌이는 신경전과 네티즌들의 못 말리는 호기심이 빚어낸 웃지 못할 촌극인 셈이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