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원로인사들로 구성된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는 야권의 대선 승리를 위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책임과 결단을 23일 촉구했다.

정권교체를 목표로 지난해 7월26일 출범한 원탁회의에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박재승·백승헌 변호사, 이창복 전 의원 등 22명이 속해 있다.

원탁회의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안 원장이 돌아설 수 있는 시점은 지났다”며 “설혹 야권 단일후보가 안 되더라도 ‘안철수 현상’의 역동성을 살펴 민주세력의 공동승리에 확실한 공헌을 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탁회의는 “‘안철수 현상’은 지속성과 열기로 볼 때 정치적 실체를 지녔음이 분명하다”며 “공식 선언 전이라도 진보·개혁세력과 협력할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안 원장에게 공식 출마선언을 서두르라고 다그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원탁회의를 주도한 백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안 원장이 이제 와서 ‘나는 도저히 자신 없으니 물러서겠다’는 것은 민주통합당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며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일단 나와서 판을 키우고 돕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다만 안 원장의 결단시기, 입당 여부 등에 대해선 “구체적 방안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지 않냐”며 “안 원장이나 민주당이 지금부터 고민해 보라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통합진보당·안 원장을 아우르는 야권연대의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진보당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그동안 진보당에 기대를 걸고 진보정치를 희망한 국민들에 부응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의 공보담당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안 원장은 다양한 분야, 세대, 지역 분들과 폭넓게 만나고 있고 백 명예교수와도 만났다”며 “사회 원로들의 말씀도 경청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안 원장은 이날 서울 은평구 자활센터와 강원 춘천에 소재한 시니어클럽의 시장형 사업장인 ‘우리기름 방앗간’을 방문, 국민들의 고충을 들었다.

‘정치하면서 싸우지 말라’는 한 어르신의 지적에 대해 안 원장은 “그저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봉하마을을 방문하고 이에 대해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바람직하고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것이 국민이 원하는 정치라고 생각했다”며 “두 분 다 쉽지 않지만 필요한 일을 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