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신청사가 이달 말 완공을 앞두고 27일 언론에 공개됐다. 2008년 3월 공사를 시작한 지 꼭 4년5개월 만이다. 공사비 2989억원이 투입됐다.

신청사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치며 설계가 수차례 바뀌다 공모를 통해 확정됐다. 공사과정에서는 조선시대 무기 등 유적이 발견돼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옛 시청 건물(본관동)이 등록문화재 제52호로 지정되는 바람에 신청사는 이를 그대로 보존한 채 뒤쪽에 들어서야 했다.

신청사는 1만2709㎡ 부지에 연면적 7만1811㎡, 지상 높이 53.5m, 지하 5층~지상 13층 규모로 지어졌다. 덕수궁 경관 보호 등을 이유로 높이제한을 받아 맞은편 더플라자호텔(22층)이나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20층)보다 낮은 층수로 허가를 받았다.

신청사에 대한 가장 큰 논란은 옛 시청 건물과 신청사가 조화롭지 않다는 것이었다. 원설계자가 한옥의 처마구조를 본떠 만들었다는 전면 돌출부는 원래 서울광장이 건물 내부로 이어지는 듯 열린공간을 지향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옛 청사를 집어 삼키는 ‘쓰나미(파도)’ 같다”며 부정적 평가가 쏟아졌다.

하지만 준공 이후에는 이 같은 평가가 다소 누그러들었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1층에는 시민 민원공간인 ‘다산플라자’와 만남의 홀, 장애인 복지관과 수유실 등이 배치됐다. 이들 공간이 포함된 ‘에코플라자’에서 바라본 ‘수직정원(그린월)’은 시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1~7층(28㎡)까지 1600㎡의 벽면에 아이비 등 식물로 거대한 벽체조경을 했다. 흡사 서울광장의 잔디가 실내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실내공기 정화와 온도조절의 실용적 효과도 크다. 조형미를 한껏 갖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휴식공간인 ‘하늘광장’(9층) 등으로 올라가면서 유리 벽면과 수직정원, 예술품이 볼 만하다.

박원순 시장은 “건물의 실내외 공간 완결성과 실용성 조형미 등이 뛰어나다”며 “다만 유리 벽면과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철골 구조물들이 너무 빽빽해 서울광장 쪽 시야가 시원스럽지 않은 게 조금 아쉽다”고 평가했다. ‘서울도서관’으로 변신한 옛 청사와는 2층에서 연결된다. 본관동은 건물 바깥 쪽 정면(파사드)과 중앙홀은 그대로 보존됐다. 이곳엔 내부 벽을 따라 서가를 만들어 약 10만권의 책이 비치된다. 미래지향적 신관 건물에서 1926년 일제강점기 때 경성부청사로 지어진 본관동으로 넘어오면 한 세기를 오가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든다.

신청사는 유리 벽면으로 덮여 있어 여름엔 덥고 겨울에는 추울 것이란 지적도 많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에너지 효율을 국내 최고 수준(에너지효율 1등급)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오히려 에너지 절약효과가 기존 건물보다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지열, 태양열, 태양광집광, 중수열, 열병합발전폐열 등을 동원해 전체 에너지 사용랑의 약 28.3%를 친환경·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전면 유리벽 안에 또 다른 벽을 설치하는 ‘이중외피(더블 스킨)’ 시스템을 도입, 외부 공기가 사무실로 바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했다. 유리벽 하부에는 개폐형 창문을 설치해 또다른 사무실 벽 사이의 완충공간으로 공기가 순환되도록 디자인했다. 천장에 배기창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다음달 1일부터 서울시 11개 실·본부·국 59개 부서가 이전한다. 본청 근무 직원의 절반가량인 2205명만 입주하게 된다. 전체 연면적의 40%는 시민공간으로 개방된다. 지하 1층 전체와 지하 2층 절반이 시민공간(‘시민청’)으로 만들어졌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