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비수기 8월, 공급 역대 최고
부동산 경기침체로 올해 주택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서도 분양시장 비수기로 꼽히는 8월 분양물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 약화로 기존 주택 매수세는 없지만, 2~3년 뒤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주택업계와 새 집을 구입하는 실수요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2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 건수는 40만799가구로 최근 5년 중 최저치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택 매매 거래량은 2008년 62만2660가구로 최고점을 찍은 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45만5697건)과 2010년(44만5724건) 감소하다 지난해엔 57만3999건으로 30% 가까이 늘었다.

특히 주택시장 풍향계 역할을 하는 서울 아파트의 이달 매매량은 1517건으로 2006년 집계를 시작한 뒤 8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적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거래 실종 상태로 1만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개포동 주공아파트가 1건,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3건 거래에 그쳤다.

하지만 신규주택 공급은 크게 늘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이달 청약 접수를 받은 새 아파트는 2만1364가구에 달해 기존 최대치인 2007년(1만9000여가구)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위례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과 대구 등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신규 분양이 쏟아져서다. 내달에도 ‘래미안 대치 청실’과 ‘하남미사 보금자리’ 등 38곳, 2만7000여가구가 분양채비 중이어서 공급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재건축과 같은 투자 수요는 줄었지만 주택 노후화로 인한 이사 수요 등 실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증거”라면서 “지금 분양을 받아 놓으면 입주 시점에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택시장 회복세를 점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