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스타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사진)의 모교인 서강대의 조용한 응원이 오히려 주목받고 있다.

박 후보는 서강대 전자공학과 70학번이다. 별다른 일정이 없는 한 1년에 한 번씩은 빼놓지 않고 학교 행사에 참석할 만큼 모교에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런 박 후보가 유력 대선 주자로 본격 행보를 시작한 만큼 출신 학교의 응원도 뜨거워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서강대 모습은 다르다. 학교나 동문들이 박 후보에 대한 별도의 지지·후원 행사를 기획하고 있지 않다.

이창섭 서강대 총동문회 사무국장은 29일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박 후보와 관련해 학교나 동문회 차원에서 특별히 준비하거나 움직이는 모습은 없다" 며 "서강대 스타일이 정치적이지 않아 조용히, 심정적으로 박 후보를 응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동문회 차원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보다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게 맞다고 본다" 며 "동문 중에서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학교나 동문회의 직접적 지지가 되레 박 후보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강대는 전통적으로 네임 밸류에 비해 조용한 학교로 꼽힌다. 주요 대학이지만 규모가 작고 가톨릭계 학교 특성상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대학가의 평이다. 이런 스타일이 박 후보의 대선 행보와 모교 분위기에도 그대로 묻어있다.

서강대는 올 4.11 총선 이후에도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았다. 다른 대학들이 총선 이후 동문 국회의원 당선자를 초청해 축하연이나 연찬회를 개최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강대는 박 후보를 비롯해 학부와 대학원 출신 당선자를 배출했지만 조용히 지나갔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을 배출한 고려대와 분위기가 크게 달라 흥미롭다. 고려대는 '끌어주고 밀어주는' 끈끈한 동문 조직으로 유명한 교우회가 중심에 있다.

일례로 고려대 출신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10년 시장 당선 후 동문 네트워크를 과시했다. 그는 당시 교우회 주최 '6.2 지방선거 자치단체장 당선 교우 축하연' 에 참석해 "고대를 졸업하지 않았다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며 "교우들이 아니면 재선이 어려웠을 것"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박 후보에 대한 모교 서강대의 조용한 응원과 심정적 지지는 더욱 이례적이다.

서강대 관계자는 "학교 분위기 자체가 나서지 않는 편이라 동문과 구성원 모두 조심스럽게 박 후보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 같다" 며 "정치적 판단을 떠나 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동문일 뿐 아니라 첫 여성 대통령이란 의미도 있어 차분하게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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