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럽 지역에 직접 수출하는 물량이 올해 20%가량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 등을 거쳐 유럽에 들어가는 간접 수출도 비슷하게 줄어 한국의 총 수출이 4% 이상 사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3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한경연이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서 변 실장은 “유럽연합(EU)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한국이 이 지역에 직접 수출하는 물량이 작년보다 19.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과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의 가공 무역 비중과 EU 수출 감소액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올해 브릭스 국가를 통해 EU에 수출하는 간접수출도 작년보다 20.9%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U로 들어가는 직간접 수출이 예상대로 줄면 한국의 총 수출이 4.3%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자금의 엑소더스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로존 위기의 전망과 한국경제 파급영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 교수는 “올 5월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유럽계 자금이 136조원이 있는데 스페인 은행의 부실이 드러나면 이 자금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유럽자금 유출에 대비해 외화유동성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유럽 간접수출의 관문이 되고 있는 중국 의존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센터장은 “한국의 전체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있지만 중국의 세계 수출입이 감소할 때 한국의 중국 수출이 더 많이 줄어드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제조업 위주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중국 진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