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자영업멘토링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선정한 10개 점포를 대상으로 4개월간 컨설팅을 실시해 매출이 부진한 자영업점을 성공 점포로 바꾸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경자영업지원단 소속 컨설턴트들의 업체별 컨설팅 내용을 매주 월요일자 ‘자영업길라잡이’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주최: 한경ㆍ우리은행ㆍIBK기업은행


Q. 인천 작전동에서 작은 동네빵집 ‘프리미엄 달란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화영(37)입니다.

지난 6월 언니와 오빠가 운영하던 빵집을 인수했습니다. 언니와 오빠는 대략 2년간 빵집을 운영했지만 경영난이 지속됐습니다. 영업 부진이 이어져 결국 제가 가게를 인수하게 된 것입니다.

오빠는 제빵 장인으로 지금도 저와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빠가 주방에서 빵을 만들면 제가 매장에서 진열하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빠는 25년간 여러 빵집에서 일을 해오면서 노하우를 익혀왔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창업하자 경영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빵맛이 좋으면 금방 장사가 잘 될 줄 알았지만 손님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으로만 몰렸습니다. 저는 예전에 서비스업에 관련된 일을 잠시 하기는 했지만 제가 직접 창업해서 매장을 운영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월 950만원의 매출에서 재료비 400만원과 인건비 400만원, 월세 88만원과 관리비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상황입니다. 매장에 변화를 주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 개선작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게를 성공 반열에 올려 적정한 소득을 가져가고 싶습니다. 사랑받는 동네 빵집이 될 수 있도록 매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당일 생산·판매 고수…신선한 빵 '입소문' 내야
2030세대로 고객층 확대…동네빵집 강점 홍보 필요

A. ‘프리미엄 달란트’ 매장은 번화한 대로변 사거리에서 주택가로 살짝 들어간 곳에 있습니다. 인근에 인천 지하철 작전역과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있어서 유동인구와 상점들이 많은 편입니다. 김 사장의 매장도 대로변과 멀지 않아 유동인구와 소비자들의 동선은 괜찮은 편입니다. 가게 입지를 보면 중소형 아파트 단지와 다세대 주택들이 혼재한 주택가 상권입니다. 사무실이 많은 오피스상권이 아니어서 직장인들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이 가게를 기준으로 반경 500m 안에 약 730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어 배후 가구 규모가 괜찮은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로변을 기준으로 상권이 단절되는 느낌이 있는 데다 서민층 거주지역이라 소비지출액이 많은 지역이 아닙니다. 배후 세대의 연령층은 40대와 50대가 많아 전반적으로 젊은 인구가 적은 편입니다. 따라서 소비 성향이 높지 않은 배후 고객층을 대상으로 어떻게 단골 영업을 할 것인가와 입지상 장점으로 꼽히는 유동인구를 어떻게 매장으로 이끌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매장의 현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또 하나의 열쇠는 바로 경쟁 구도입니다. 최근 몇 년간 자영업 빵집과 관련된 동향은 간단히 말해 프랜차이즈 빵집의 성장과 동네 빵집의 쇠퇴입니다. 대한제과협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프랜차이즈 빵집 수는 52% 늘었지만 동네 빵집은 35% 줄어들었습니다. 이 매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가까운 곳에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4곳이나 있으며, 가장 결정적인 경쟁 요인은 바로 길건너 10m 앞에 P제과점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 사장의 빵집이 하루 매출 20만~30만원 수준으로 고전을 하는 이유는 바로 강력한 경쟁점의 존재와 품질에 대한 고객의 낮은 인식 탓입니다. 고객들은 출·퇴근 시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았고 그곳에서 빵맛과 서비스, 분위기 등에 만족했던 것입니다. 그에 비해 김 사장의 매장은 외관과 내부 시설이 노후한 데다 값이 싸서 맛이 없을 거라는 인식을 고객에게 심어주었던 것입니다. 매장의 개선 방안은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소비자들이 잘 몰랐던 동네 빵집의 진정한 강점을 살려서 프리미엄 달란트에 대한 고객의 인식을 개선해야 합니다. 김 사장의 매장은 동네 빵집의 장점을 잘 지니고 있습니다. 발효 과정을 충실히 지키고 화학첨가제를 일절 넣지 않는다는 점, 모든 빵을 매장에서 직접 구워냄으로써 갓 구운 빵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 매장에서 반죽과 굽는 작업까지 모두 함으로써 비용을 낮춰 저렴하게 빵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 25년 경력의 제빵 전문가가 모든 과정을 정성껏 수행한다는 점 등입니다. 이러한 강점을 요약해 매장에 크게 써서 붙여놓고 내방한 고객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구매고객들에게는 쪽지로 만들어 포장 봉투 속에 함께 넣어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인테리어 리뉴얼을 통해 기존 손님들이 가졌던 동네 빵집에 대한 청결과 위생 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빵이 아무리 맛있어도 뻔히 보이는 주방과 진열 상태에서 고객이 불만이 갖는다면 매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당일 생산한 빵만 판매하고 팔고 남은 빵에 대한 처리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당일 생산·판매 원칙을 우직하게 실천함으로써 손님들의 재고 관리에 대한 의구심을 없애고 품질 만족도를 높여야 합니다. 김 사장이 당일 판매 원칙을 세운 뒤 남는 빵을 불우한 이웃돕기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넷째, 전체적인 빵맛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품 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 품질이 떨어지는 품목은 과감하게 없애고 대표적인 상품에 홍보를 집중,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재고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다섯째, 유동인구가 꾸준한 입지의 장점을 살려 지나가는 고객에게 매장의 존재를 알리고 내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유동인구 중 매장에 눈길을 주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잠재고객이 대부분입니다. 여성고객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 매장 앞에 화분들을 놓아 예쁘게 단장하고 POP(매장광고물)를 통해 판촉행사를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섯째, 고객층을 다양화해 매출의 기반을 넓혀야 합니다. 기존 고객들은 대부분 배후에 거주하고 있는 40~50대 주부층입니다. 이들 고객 외에 빵에 대한 소비성향이 높은 젊은층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이들은 자기가 만족을 느낀 가게에 대해선 자발적인 홍보에 적극적인 편이어서 여러모로 매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방안들을 꾸준히 실행해 나간다면 멘토링이 마무리되는 11월 말에는 한 달 매출 목표 2500만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담당 컨설턴트=허건 행복한가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