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박재상·35)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지난 15일 미국 음원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아이튠즈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한국 가수의 노래가 이 차트 정상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16일 “싸이가 전날 방송된 미국 NBC TV의 ‘투데이쇼’에 출연해 라이브 공연을 펼친 이후 아이튠즈 1위에 올랐다”며 “한국 가수가 한국어로 부른 노래가 아이튠즈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한 것은 대중음악 사상 가장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강남스타일’ 음원은 지난달 27일 미국 아이튠즈 차트에 첫 진입(52위)한 뒤 약 2주 만인 이달 13일 ‘톱 10’에 진입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스타일’은 현재 아이튠즈의 월드와이드 차트(전 세계 아이튠즈 순위를 통합해 집계하는 차트)와 뮤직비디오 차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아르헨티나 체코 네덜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 18개 국가 아이튠즈 차트 1위에 올랐다.

‘강남스타일’은 이날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 조회 수 1억7000만건을 넘기며 레이디 가가가 3년, 저스틴 비버가 3개월 걸려 도달한 기록을 두 달 만에 갈아치웠다. 현재까지 유튜브 누적조회 수 최고치는 미국 유명 가수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Baby)’ 뮤직비디오가 2010년 2월부터 기록한 7억7600만여건이다.

아이튠즈 유료음원시장에서 1위에 오른 ‘강남스타일’의 수익은 얼마나 될까. YG 측은 “아이튠즈 1등이 얼마나 수익을 가져올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며 “한 달 반 후에 중간정산 집계를 받아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음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의 음원 수익을 고려하면 ‘강남스타일’의 순수익이 100억원 안팎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음악유통사 한 관계자는 “빅뱅 등이 국내 음원차트에서 정상에 올랐을 때 제작사가 5억~10억원을 번다”며 “미국시장이 10배 정도 크고, 18개국에서 1위에 오른 점을 고려하면 순수익도 50억~100억원이거나 이보다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음악 제작사들은 국내에서 곡당 60원을 벌지만, 아이튠즈에서는 곡당 700원 안팎을 회수한다. 아이튠즈의 곡당 가격은 대개 0.99달러이며 이 중 60~70%를 가져오는 것. ‘강남스타일’은 이보다 높은 곡당 1.29달러에 팔리고 있어 수익은 더 커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1위 곡의 하루 다운로드 건수는 10만~20만건에 달한다. 주간으로는 50만건 이상이다. 빅뱅과 소녀시대 등이 아이튠즈 60~70위권에 진입했을 때, 한 달에 5000만원 안팎을 벌어들였다.

미국에서는 음원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와 컨설팅업체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 등 두 기관의 자료를 종합하면, 미국 음악시장은 2010년 기준, 한국의 10배 규모인 약 42억달러였고 이 중 음원이 22억달러로 20억달러의 음반시장을 추월했다. 올해에는 전체 39억5000만달러 규모 중 음원시장이 70%인 28억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