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자영업 멘토링] 서울 신길동 '노바세탁소', 남들보다 빨리…명품 옷 세탁으로 차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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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자영업 멘토링 - (6) 서울 신길동 '노바세탁소'
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오는 11월까지 ‘자영업멘토링사업’을 진행합니다. 전국에서 선정한 10개 점포를 대상으로 4개월간 컨설팅을 실시해 매출이 부진한 자영업점을 성공점포로 바꾸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경자영업지원단소속 컨설턴트들의 업체별 컨설팅 내용은 매주 월요일자 ‘자영업길라잡이’ 지면을 통해 소개됩니다.
주최: 한경ㆍ우리은행ㆍIBK기업은행
세탁소, 아들 부부에게 물려주려는데…
Q. 저는 서울 신길동의 대신시장 인근 주택가에서 23년째 세탁소를 운영하고 우인성(62)입니다. 1989년 경북 안동에서 서울에 올라와 세탁소를 운영하기 전 양복 기술자로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지만, 1990년대 들어 양복점은 사양산업이 됐습니다. 기성복 브랜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양장일을 하던 아내와 함께 1990년에 세탁소를 창업했습니다.
서울에서는 보기 드물게 4대가 한 집에 살면서 해방 이래 최악의 위기라는 외환위기도 견뎌냈습니다. 노모를 모시고 우리 부부와 아들 내외, 그리고 손주까지 가게를 낀 단독주택 건물에 살고 있습니다. 제 소유 건물에서 세탁소를 하고 있어 월세 부담은 없고요. 5년 전에는 아들(37)과 며느리까지 세탁소를 가업으로 이어받겠다고 해 세탁소 일이 집안 전체의 수입원이 된 상태입니다.
새벽 6시에 문을 열어 밤 11시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고객과의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왔기에 이 동네에서는 신뢰성이 높은 세탁소라는 얘기도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근에 가격을 대폭 낮춘 저가형 세탁소들이 들어서고 경기침체까지 겹쳐 매출이 월 평균 500만원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아들에게 가업을 물려주었을 때 앞으로 동네세탁소에도 미래가 있는지, 또 시장변화가 예상되면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수선·리폼 전문성 홍보 강화…1000여명 단골 정기 관리를
A. 우선 의뢰인 매장과 인접한 1차상권을 보면 반경 300m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개인 세탁소가 14개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이 중 저가형 프랜차이즈 업소 한 곳은 가격경쟁력은 있지만, 세탁물을 수거해 가맹본사에서 세탁을 한 뒤 가맹점으로 돌아오는 데 이틀 정도 걸립니다. 개인 세탁소보다 신속성과 신뢰성 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동네상권의 주거형태는 다가구 주택(원룸 포함)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다세대(빌라)와 단독주택도 골고루 분포돼 있습니다. 5000여가구에 1만1000여명이 거주하므로 가구당 인구가 2.1명이고 연령대는 3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2인 가구가 주축을 이루므로 세탁 수요는 꾸준하다고 볼 수 있죠. 이들 중 상당수는 인접한 여의도에 직장이 있는 독신 직장인이거나 맞벌이 부부로 판단됩니다.
지금까지 세탁소 취급품목 중 매출이 높았던 품목은 남성용 정장과 와이셔츠 드라이클리닝이었지만, 최근 직장에서도 정장 착용비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매일 정장을 착용하는 사람들은 저가형 세탁소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요. 갈수록 물빨래가 손쉬운 의류와 캐주얼 의류가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존 형태의 세탁소는 서서히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매장을 개선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신속성으로 승부할 것을 권합니다. 정장을 착용하는 패턴이 줄어들고 있지만, 부정기적으로 정장을 꼭 착용해야 하는 경우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정장류를 평소에는 잘 관리하지 않다가 경조사 때 착용하려고 급하게 세탁해야 하는 일도 있죠. 개인 세탁소 대부분이 주인 혼자 영업하지만, 이 세탁소는 두 사람이 세탁에 매달려 있어 다른 곳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서비스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가 프랜차이즈 업소에서 수행할 수 없는 신속성을 내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양복·와이셔츠 드라이클리닝 3시간 서비스’를 내건다면 급행료를 추가해 기존 가격보다 30%를 더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고급 명품의류 세탁으로 차별화하는 방안입니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바탕으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야 합니다. 토스카나 무스탕 같은 고급의류와 명품의류에 영업의 초점을 둬 다른 세탁소와 차별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수선·리폼에 대한 홍보도 강화해야 합니다. 20년 이상 양장일을 해왔고, 지금도 수선을 맡고 있는 부인의 힘을 충분히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세탁에서 수선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원한다면 노바를 찾으라’는 내용으로 고객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셋째,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을 충분히 알려야 합니다. 고객이 눈치채지 못하게 단추를 달아주거나 조그만 흠집을 수선해 주었다면, 고객이 옷을 찾으러 왔을 때 이를 알리고 생색을 내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소통의 폭이 넓어지고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의뢰인이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는 부직포 옷덮개는 일반 비닐류 옷덮개보다 의류의 변색과 탈색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데 이런 것도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넷째, 고객관리를 위해 우선 지금까지 축적된 1000여명의 고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정기적으로 문자서비스를 보내는 겁니다. 문자를 보낼 때도 세탁의류 납품시간 알림, 계절에 따른 옷관리 요령, 안부인사 등으로 세분화해 정기적으로 발송하는 방안입니다.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고급의류의 종류, 서비스의 신속함, 옷관리 요령 등을 알리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장기적인 과제로는 우선 수선·리폼에 대한 기술을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의류값이 고가화되면서 의류를 재활용하는 리폼사업도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수선 기술이 뛰어나긴 하지만, 최근 트렌드의 리폼 기술을 전문학원을 통해 습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인과 며느리가 나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추가 아이템 개발입니다. 기술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아이템 개발이 절실합니다. 추천 아이템으로는 가방세탁업입니다. 여성이라면 명품 가방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므로 가방이 오염됐을 경우 세탁 수요가 발생할 개연성이 충분합니다. 가방세탁업이 자리를 잡으면 중고 명품가방 판매까지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방안들은 의뢰인은 물론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았을 때 가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멘토링 프로젝트가 끝나는 오는 11월 말까지 단기 과제를 충실히 추진한다면 지금보다 2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담당 컨설턴트=박균우 컨설턴트
주최: 한경ㆍ우리은행ㆍIBK기업은행
세탁소, 아들 부부에게 물려주려는데…
Q. 저는 서울 신길동의 대신시장 인근 주택가에서 23년째 세탁소를 운영하고 우인성(62)입니다. 1989년 경북 안동에서 서울에 올라와 세탁소를 운영하기 전 양복 기술자로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지만, 1990년대 들어 양복점은 사양산업이 됐습니다. 기성복 브랜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양장일을 하던 아내와 함께 1990년에 세탁소를 창업했습니다.
서울에서는 보기 드물게 4대가 한 집에 살면서 해방 이래 최악의 위기라는 외환위기도 견뎌냈습니다. 노모를 모시고 우리 부부와 아들 내외, 그리고 손주까지 가게를 낀 단독주택 건물에 살고 있습니다. 제 소유 건물에서 세탁소를 하고 있어 월세 부담은 없고요. 5년 전에는 아들(37)과 며느리까지 세탁소를 가업으로 이어받겠다고 해 세탁소 일이 집안 전체의 수입원이 된 상태입니다.
새벽 6시에 문을 열어 밤 11시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고객과의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왔기에 이 동네에서는 신뢰성이 높은 세탁소라는 얘기도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근에 가격을 대폭 낮춘 저가형 세탁소들이 들어서고 경기침체까지 겹쳐 매출이 월 평균 500만원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아들에게 가업을 물려주었을 때 앞으로 동네세탁소에도 미래가 있는지, 또 시장변화가 예상되면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수선·리폼 전문성 홍보 강화…1000여명 단골 정기 관리를
A. 우선 의뢰인 매장과 인접한 1차상권을 보면 반경 300m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개인 세탁소가 14개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이 중 저가형 프랜차이즈 업소 한 곳은 가격경쟁력은 있지만, 세탁물을 수거해 가맹본사에서 세탁을 한 뒤 가맹점으로 돌아오는 데 이틀 정도 걸립니다. 개인 세탁소보다 신속성과 신뢰성 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동네상권의 주거형태는 다가구 주택(원룸 포함)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다세대(빌라)와 단독주택도 골고루 분포돼 있습니다. 5000여가구에 1만1000여명이 거주하므로 가구당 인구가 2.1명이고 연령대는 3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2인 가구가 주축을 이루므로 세탁 수요는 꾸준하다고 볼 수 있죠. 이들 중 상당수는 인접한 여의도에 직장이 있는 독신 직장인이거나 맞벌이 부부로 판단됩니다.
지금까지 세탁소 취급품목 중 매출이 높았던 품목은 남성용 정장과 와이셔츠 드라이클리닝이었지만, 최근 직장에서도 정장 착용비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매일 정장을 착용하는 사람들은 저가형 세탁소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요. 갈수록 물빨래가 손쉬운 의류와 캐주얼 의류가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존 형태의 세탁소는 서서히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매장을 개선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신속성으로 승부할 것을 권합니다. 정장을 착용하는 패턴이 줄어들고 있지만, 부정기적으로 정장을 꼭 착용해야 하는 경우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정장류를 평소에는 잘 관리하지 않다가 경조사 때 착용하려고 급하게 세탁해야 하는 일도 있죠. 개인 세탁소 대부분이 주인 혼자 영업하지만, 이 세탁소는 두 사람이 세탁에 매달려 있어 다른 곳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서비스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가 프랜차이즈 업소에서 수행할 수 없는 신속성을 내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양복·와이셔츠 드라이클리닝 3시간 서비스’를 내건다면 급행료를 추가해 기존 가격보다 30%를 더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고급 명품의류 세탁으로 차별화하는 방안입니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바탕으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야 합니다. 토스카나 무스탕 같은 고급의류와 명품의류에 영업의 초점을 둬 다른 세탁소와 차별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수선·리폼에 대한 홍보도 강화해야 합니다. 20년 이상 양장일을 해왔고, 지금도 수선을 맡고 있는 부인의 힘을 충분히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세탁에서 수선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원한다면 노바를 찾으라’는 내용으로 고객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셋째,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을 충분히 알려야 합니다. 고객이 눈치채지 못하게 단추를 달아주거나 조그만 흠집을 수선해 주었다면, 고객이 옷을 찾으러 왔을 때 이를 알리고 생색을 내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소통의 폭이 넓어지고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의뢰인이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는 부직포 옷덮개는 일반 비닐류 옷덮개보다 의류의 변색과 탈색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데 이런 것도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넷째, 고객관리를 위해 우선 지금까지 축적된 1000여명의 고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정기적으로 문자서비스를 보내는 겁니다. 문자를 보낼 때도 세탁의류 납품시간 알림, 계절에 따른 옷관리 요령, 안부인사 등으로 세분화해 정기적으로 발송하는 방안입니다.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고급의류의 종류, 서비스의 신속함, 옷관리 요령 등을 알리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장기적인 과제로는 우선 수선·리폼에 대한 기술을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의류값이 고가화되면서 의류를 재활용하는 리폼사업도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수선 기술이 뛰어나긴 하지만, 최근 트렌드의 리폼 기술을 전문학원을 통해 습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인과 며느리가 나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추가 아이템 개발입니다. 기술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아이템 개발이 절실합니다. 추천 아이템으로는 가방세탁업입니다. 여성이라면 명품 가방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므로 가방이 오염됐을 경우 세탁 수요가 발생할 개연성이 충분합니다. 가방세탁업이 자리를 잡으면 중고 명품가방 판매까지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방안들은 의뢰인은 물론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았을 때 가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멘토링 프로젝트가 끝나는 오는 11월 말까지 단기 과제를 충실히 추진한다면 지금보다 2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담당 컨설턴트=박균우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