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갤럭시S3가 예상보다 더 팔렸다.”(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8조원’이란 괴물 같은 성적을 낸 배경에 대한 답은 간단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 7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시장 예상을 뛰어넘어 8조원대로 직행했다.

삼성 내부에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사업 의존도가 커지면서 사업부 간 균형이 깨진데다 모바일 시장 경쟁도 심화되고 있어서다. 경영의 질적인 측면에서 애플과의 격차도 여전하다.

◆갤럭시S3가 실적 견인

3분기 실적의 최대공신은 갤럭시S3다. 지난 6월 판매가 시작돼 출시 100일 만인 지난달 초 2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갤럭시S2는 같은 양을 파는 데 10개월이 걸렸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3분기 갤럭시S3 판매량을 1500만대로 추정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1800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뛰어난 품질과 마케팅이 결합된데다 애플과 벌인 특허 소송도 호재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로컬리틱스는 지난 3일 “미국 법원에서 배심원 심리가 시작된 8월1일부터 매주 9%씩 판매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갤럭시가 아이폰을 대체할 유일한 제품”이란 인식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갤럭시S3 판매가 늘면 휴대폰 실적만 좋아지는 게 아니다. 김영찬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가 팔리면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등 부품 부문 실적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부품 부문은 내부 거래에서 매출의 30~40%를 거두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완제품의 또 한 축인 TV도 6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을 위주로 3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30% 수준까지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의 격차는 여전

기록적 성적을 거뒀어도 정작 삼성전자 내부에선 우려가 적지 않은 분위기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익이 늘어난 건 좋지만 이익구조가 모바일로 지나치게 쏠려 균형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몇년 전만 해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1 이상을 내며 사업부 간 균형을 이뤘다. JP모건은 메모리 반도체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작년 초 20%대에서 올해 하반기 5%대로 급락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모바일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모바일 부문은 지난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3%, 2분기 62%를 차지했다. 3분기에도 모바일 사업의 기여도는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과의 격차도 여전하다. 3분기 매출은 삼성전자가 52조원으로 애플의 추정치(바클레이즈증권) 40조원보다 30%가량 많다. 모바일 사업 외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TV·생활가전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8조1000억원대 영업이익은 12조원인 애플의 3분의 2에 불과하다.

영업이익률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1분기 12.9%, 2분기 14.1%이던 영업이익률을 3분기 15.6%까지 높였지만 애플의 31%엔 턱없이 못 미친다.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39.3%까지 기록했다.

삼성 관계자는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은 삼성이 애플과 양분하고 있지만 이익면에선 애플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정인설/강영연/이승우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