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좋은일터연구소 자문위원들은 지난 5일 첫 회의에서 일자리의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한경 좋은일터 지수’(가칭)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어떤 평가 요소들을 반영해 객관성 있는 지수를 만들 것인가 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근로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를 둘러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주요 변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특히 노동인권을 어떻게 구성하고 관리할 것인가가 기업에 주요 화두로 부상했다”며 “유엔 글로벌 콤팩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 등에서도 강조하는 만큼 이를 검토해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의 발표에 자문위원들은 대체로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일부 보완책을 제시했다. 유규창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격주간지 포천의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와 차별성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창희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지금까지 나온 다른 지표를 보면 ‘복리후생이 좋은 기업’ 순서대로 좋은 일터의 순위가 정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향”이라며 “기업의 성장 단계나 산업 분야별로 가중치를 다르게 두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CSR에 가중치를 두고 중소기업은 성장 가능성에 가중치를 두는 식이다.

이정일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기업의 생산성도 지수의 한 구성 요소가 돼야 한다고 보완책을 냈다. 소니 샤프 등 일본 기업이 생산성 면에서 뒤처지다 보니 더 이상 좋은 일터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좋은 일터의 지속 가능성은 고성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영기 LG 부사장은 “근로자가 일을 통해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행복해지고,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생긴다”며 ‘일의 품위’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