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꼬르동블루(le cordon bleu)’는 프랑스어로 ‘파란 리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종종 ‘훌륭한 조리장’ 혹은 ‘훌륭한 요리’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그만큼 르꼬르동블루는 ‘좋은 요리’나 ‘좋은 요리사’에 대한 상징으로 통하는 학교다.

세계 각국의 유명 요리사 약력에서 ‘르꼬르동블루 졸업’이라는 문구를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르꼬르동블루를 졸업한 대표적 요리사는 1951년 파리 학교를 졸업한 줄리아 차일드다. 프랑스 요리를 미국에 알린 인물로 ‘미국 요리계의 전설’로 평가되며 그가 쓴 요리책 ‘프랑스 요리 예술의 통달’은 미국에서 요리책 중 최초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미국사박물관에는 줄리아 차일드의 주방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영국의 요리사 메리 베리 또한 르꼬르동블루 출신이다. 1960년 파리 학교를 졸업한 그는 영국에서 70권 이상의 요리책을 출간했다. 텔레비전 요리 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그는 다른 요리 관련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도 맡고 있다. 이외에도 ‘사워도(산성반죽)’ 개발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낸시 실버튼과 제임스 피터슨 등도 이 학교 출신이다.

파리 학교 ‘한국인 졸업생 1호’는 국내에서 ‘소스 전문가’로 알려진 최수근 경희대 교수다. 1985년 졸업장을 받은 최 교수는 신라호텔에서 16년간 총괄조리과장을 지냈다. 최 교수는 “당시 한국에선 잡다하게 복잡한 소스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르꼬르동블루에서는 소스의 원리를 배워 돌아왔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학교에서 배운 것을 기초로 한국에서 20년간 소스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송희라 세계미식문화연구원장, 다큐멘터리 ‘누들로드’를 제작한 이욱정 KBS 피디 등도 르꼬르동블루를 졸업했다.

앙드레 쿠앵트로 회장은 글로벌 인재포럼 사흘째인 오는 25일 특별세션을 통해 한국 동문들이 세계 요리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평가하고 한류 확산을 위해 한국 음식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조언할 예정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