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 금융권을 통틀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장 잘 구축한 금융회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03년 홍콩법인을 시작으로 그동안 꾸준히 전 세계 영업망을 확장해 왔다. 미래에셋운용은 그동안 닦아 온 글로벌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상장지수펀드(ETF) 헤지펀드 등 틈새시장 공략도 강화, 앞으로 5년 이내에 운용자산을 100조원으로 키운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2003년 12월 최초의 해외거점인 홍콩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성장하겠다”고 밝혔을 때만해도 이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은 싸늘했다. 미래에셋보다 덩치가 훨씬 큰 시중은행과 대형 증권사들도 어려워하는 글로벌 시장공략을 설립된 지 6년밖에 안되는 자산운용사가 해내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박 회장의 꿈은 현실화됐다. 미래에셋이 현재 진출한 국가는 홍콩 인도 영국 미국 브라질 대만 캐나다 호주 중국 9개국이다. 여기에 현지 자산운용사인 NISP자산운용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인도네시아까지 더하면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금융 영토는 10개국으로 늘어난다.

특히 최근 영업을 시작한 중국 합작사는 박 회장이 해외시장 개척을 선언하면서 ‘최종 목표’로 염두에 뒀던 것이다. 2009년 3월 중국 본토시장 진출을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년간의 노력 끝에 중국 화신신탁과의 합작회사인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에 대한 인가를 지난 3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로부터 받고 7월부터 영업에 들어갔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해외 현지에서 설정된 미래에셋운용의 운용자산은 6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외를 합한 총 운용자산 규모는 59조원가량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를 앞으로 5년 이내에 100조원으로 불린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진출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운용은 ‘본진(本陣)’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시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2000년대 중반 ‘대박’을 터뜨렸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인사이트’ 펀드 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큰 손실을 본 후 펀드에서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운용은 ETF 헤지펀드 부동산펀드 등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만한 신상품을 통해 주식형펀드 시장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할 계획이다. ETF의 경우 지난해 11월 인수가 마무리된 캐나다 호라이즌ETFs와 호주 베타셰어즈의 운용 노하우를 전수받아 앞으로 3년 이내에 운용자산 규모를 10조원으로 불린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브라질 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 등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개발한 다양한 대안투자상품을 국내 투자자들에게 소개, 고객들의 글로벌 투자기회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