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서울 지역 전세시장 가격구조가 4년 전 1억원대가 많았던 ‘피라미드형’에서 2억원대가 가장 많은 ‘항아리형’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번지가 12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가격대별 전세 아파트 가구 수를 조사한 결과 2억원대가 40만4057가구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대별 전세아파트 가구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4년 전만 해도 가격이 낮을수록 가구 수가 많은 피라미드 구조에 가까웠다. 하지만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셋값이 크게 올라 2억~3억원대 가구 수가 증가, 중간가격대가 볼록한 항아리 구조로 바뀌었다. 이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6.16% 하락했지만 전세가는 28.97% 상승했다.

2008년 10월 1억원대 전세아파트는 49만7557가구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35만7057가구로 14만500가구(-28.24%) 감소했다. 반면 2억원대는 25만2591가구에서 15만1446가구가 늘었다. 이어 3억원대는 10만81가구(154.61%), 4억원대는 3만8724가구(124.43%), 5억원대는 2만996가구(133.99%)가 늘어나 중·고가 전세아파트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연구실장은 “최근 소형 주택의 경우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저가 전세 물량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며 “공급이 늘고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은 월세 상품인 만큼 저가 전세주택 소멸 현상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