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와 기업 실적 부진 우려에 한국 관련 글로벌 펀드 순유입 규모가 줄어들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고 코스닥지수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급락했다.

15일 전 세계 펀드 투자금액을 집계하는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4~10일) 한국 관련 펀드로 11억1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20억4000만달러가 들어온 것에 비해 순유입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 관련 펀드는 전 세계 주식형 펀드를 투자 지역별로 나눴을 때 한국 증시에 일정 비율을 투자하는 펀드를 말하는 것으로 외국인 수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 관련 펀드 유입액이 줄면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도 악화됐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711억원어치를 순매도해 3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외국인은 3차 양적완화(QE3)가 발표된 지난달 14일 이후 대규모 순매수를 지속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이틀을 제외하고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수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업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와 스페인 구제금융 관련 불확실성이 겹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7.67포인트(0.40%) 하락한 1925.59로 마감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통신(2.79%) 전기가스(1.92%) 음식료(0.94%) 등 일부 경기방어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529.33으로 10.53포인트(1.95%) 급락했다. 코스닥시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2.52% 급락했고 파라다이스(-0.75%) 에스엠(-4.80%) 와이지엔터테인먼트(-8.45%) 컴투스(-3.56%) 등 최근 코스닥 강세를 이끈 종목들이 대부분 하락세로 마감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 상승세가 두 달 넘게 지속된 데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나왔다”며 “과열 징후가 있던 일부 종목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