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현정 "아동성범죄 추방 위해 '발자국' 결성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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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겠다. 부러워" "나도 해보고 싶다"
별거 아닌듯한 이 말이 너무나 참혹한 언어폭행으로 변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지난 7월 여주군에서는 41세 공사장 인부 임 모씨(41)가 집근처 수돗가에서 놀고 있던 4살 여아를 근처 공원으로 데려가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아동성범죄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이 결성된 계기가 됐으며 법원은 임 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문제는 이같은 인면수심의 범죄자에게 중형을 요구하는 목소리의 이면에 상상할 수 없는 네티즌의 댓글이 이어졌다는 것.
"멋있으세요! 무죄 판결 받으시길 바래요" "4살 때 첫경험이라니…나도 못 해본 걸"등 입에 담기조차 혐오스러운 수백여건의 댓글이 이어졌다.
7월 23일 발의된 ‘어린이 성폭행 뉴스 악플러를 고발합니다’라는 한 포털사이트 이슈청원을 시작으로 정식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중앙지검에 고소했으며 현재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수많은 악플중 거르고 걸러 최종 고소명단에 오른 인원은 총 74명.
'발자국' 운영진 백현정 씨(33)는 "신고된 악플을 모아 게시판에 올려놓았었지만 그 내용만으로 또다른 공해였다. 흉악한 것들만 모아놓으니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피폐해지는 것 같아 삭제했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집이 바로 저긴데, 바로 저긴 줄은 아는데…. 아무리 일어나서 집에 가려고 해도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못 왔어요. 미안해요, 아빠."
이어 지난 8월에는 나주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던 초등학생 A양(7)이 고종석에게 납치ㆍ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아버지의 품에 안기면서 이같이 말하며 흐느꼈다고 한다.
A양의 병원치료비는 여성가족부가 전액 지원키로 했다. 여성부는 성폭행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치료비 500만원 외에 A양과 가족들의 심리치료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병원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치료비를 지원받는다 해도 평생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는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조두순 사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여러 사건으로 여아를 자녀로 둔 부모를 비롯 모든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백현정 씨 또한 '발자국' 운영진이면서 동시에 한 가정의 주부이자 4살된 딸을 둔 엄마다. 게다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맘이다.
백 씨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20일 서울역에서 열리는 집회 준비와 베이비엑스포 등에 참여해 '발자국'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눈코 뜰새 없이 일정이 바쁘다고 소개했다.
자녀를 두었건 아니건 아동성범죄에는 한결같이 분노하지만 정작 이같은 활동에 적극 참여하기란 쉽지않다.
백현정 씨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이같은 활동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출산후 미혼모에 관심을 갖게되고 몇몇 지인들과 아이들 쓰던 물품을 미혼모에게 보내는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 활동이 점점 확장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된거다. 아동성범죄야말로 아동 학대의 최극한의 상황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아동 성범죄에 분노하는 분들중에는 워킹맘들이 많다. 전업맘들도 같은 마음이지만 아무래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워킹맘보다는 불안감이 덜한 것 같다. 그러나 정작 워킹맘들은 마음은 있어도 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아동들은 자신이 성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한 인지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자신이 자주 접하는 지인들에게는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경계를 안하게 된다. 한 조사에서는 아동성범죄의 93%가 아는 사람에 의한 범죄라고 나타나기도 했다.
백현정 씨는 "주위에서는 자기 애나 잘 보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말이 수긍간다. 정작 성범죄로부터 아이를 지키자는 활동을 하느라 4살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주위 여러분들의 참여가 늘어나 각자 구성원들이 자신의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혔다.
행정 체계상 아동성범죄 관련 업무가 법무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로 센터가 흩어져 있어 원스톱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현실적으로는 피해자가 알아서 여기저기 센터를 다니며 도움을 구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국제아동인권센터 정병수 사무국장은 전세계 193개국이 비준한 국제인권조약에 따라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주창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무자들은 지난 2006년이후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는 충격적인 실태도 고발했다.
정 사무국장은 "국무총리산하에 위원회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로 이관된후 이름만 존재하는 단체가 됐다. 유엔은 지난해 우리나라 위원회를 심의한후 운영이 제대로 안된다는 이유로 권고조치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나라 아동정책은 컨트롤 타워가 없다. 말로는 원스톱이라고 하지만 피해자들은 2중3중의 피해를 입고 있다. 아동성범죄 전문가가 양산돼 이런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성범죄 추방모임 '발자국'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는 안건은 크게 두가지.
△아동 성범죄자 최소 20년 이상 징역 △아동문제를 총괄하는 아동인권 보호국 설립이다.
'발자국'에서는 각 정당의 대선캠프에도 이같은 공약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아직 답변은 듣지 못한 상태다.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명운동에는 현재까지 1700명이 참여했다.
백현정 씨는 "징역을 바로 높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수 있으나 아동보호국을 설립하는 것은 가능한 일 아니겠느냐. 무상복지나 급식같은 복지제도도 우선 아동의 안전과 인권을 지키는 기본적 토대위에 쌓아올려야 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정적으로 '물리적 거세'를 주장하는 정치권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화학적 거세든 물리적 거세든 일단 성범죄자들에 대한 집행유예 부터 없앤 후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아동성범죄 집행유예 비율은 거의 50%에 달한다고.
재범율이 높은 성범죄의 경우 집행유예는 다시 나가서 범죄를 저지르라고 법원이 부추기는 꼴이라는 것이다.
백 씨는 집행유예를 통해 사회로 나온 범죄자가 재범을 저질렀을 경우 판사의 판단에 따른 것이므로 그 판사에게 어떤 징계가 있는지를 알아보았으나 그같은 조치는 전무했다. 자신의 판결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
백 씨의 아파트에 성범죄자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알림이 서비스가 생겨나긴 했지만 그 안내에는 '징역 4년 집행유예 4년의 성추행범이 몇동 몇호에 산다'가 끝이다.
뒷면에는 '밤에 돌아다니지 말고 문단속을 잘하라'는 경고문구가 있다. 이같은 행정조치에 백현정 씨는 "왜 범죄자들을 집행유예로 풀어줘놓고 나더러 조심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범죄예방을 개인에게 미루는 상황이 아니냐"며 비판했다.
또한 성범죄 피해자는 오로지 여자로 한정해 남아들이 당하는 피해는 외면하는 현실도 꼬집었다.
남자 피해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쉬쉬하고 널리 알리길 꺼린다. 한 피해자 부모는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질 원치않는다며 기사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백현정씨는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사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피해사실을 밝혀야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형편의 아이들이 주로 이같이 소개된다"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백 씨는 "일각에서는 방과후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린다고 걱정하지 않나. 그러나 아이가 방치되지 않고 학원에 있어야 안심할 수 있는 현실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범죄는 늘어나는데 판결과 행정조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니 앞으로 아이를 키울일이 막막해 둘째 낳을 생각은 엄두도 안난다"고 말했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성범죄에 연루되든 안되든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한아이 1,2편'과 '유진과 유진'을 들었다. 부모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엄청난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인터넷 '발자국' 카페 회원은 16일 현재 1만명을 넘어섰다. 자신을 30대라고 밝힌 한 회원은 "어린시절 나도 성추행을 당했다. 그땐 어려서 말못하고 당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내가 당한 일이 어떤일인지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겪었던 그 고통스러운 경험을 다른 아이들이 절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가입배경을 밝혀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별거 아닌듯한 이 말이 너무나 참혹한 언어폭행으로 변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지난 7월 여주군에서는 41세 공사장 인부 임 모씨(41)가 집근처 수돗가에서 놀고 있던 4살 여아를 근처 공원으로 데려가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아동성범죄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이 결성된 계기가 됐으며 법원은 임 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문제는 이같은 인면수심의 범죄자에게 중형을 요구하는 목소리의 이면에 상상할 수 없는 네티즌의 댓글이 이어졌다는 것.
"멋있으세요! 무죄 판결 받으시길 바래요" "4살 때 첫경험이라니…나도 못 해본 걸"등 입에 담기조차 혐오스러운 수백여건의 댓글이 이어졌다.
7월 23일 발의된 ‘어린이 성폭행 뉴스 악플러를 고발합니다’라는 한 포털사이트 이슈청원을 시작으로 정식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중앙지검에 고소했으며 현재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수많은 악플중 거르고 걸러 최종 고소명단에 오른 인원은 총 74명.
'발자국' 운영진 백현정 씨(33)는 "신고된 악플을 모아 게시판에 올려놓았었지만 그 내용만으로 또다른 공해였다. 흉악한 것들만 모아놓으니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피폐해지는 것 같아 삭제했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집이 바로 저긴데, 바로 저긴 줄은 아는데…. 아무리 일어나서 집에 가려고 해도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못 왔어요. 미안해요, 아빠."
이어 지난 8월에는 나주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던 초등학생 A양(7)이 고종석에게 납치ㆍ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아버지의 품에 안기면서 이같이 말하며 흐느꼈다고 한다.
A양의 병원치료비는 여성가족부가 전액 지원키로 했다. 여성부는 성폭행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치료비 500만원 외에 A양과 가족들의 심리치료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병원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치료비를 지원받는다 해도 평생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는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조두순 사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여러 사건으로 여아를 자녀로 둔 부모를 비롯 모든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백현정 씨 또한 '발자국' 운영진이면서 동시에 한 가정의 주부이자 4살된 딸을 둔 엄마다. 게다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맘이다.
백 씨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20일 서울역에서 열리는 집회 준비와 베이비엑스포 등에 참여해 '발자국'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눈코 뜰새 없이 일정이 바쁘다고 소개했다.
자녀를 두었건 아니건 아동성범죄에는 한결같이 분노하지만 정작 이같은 활동에 적극 참여하기란 쉽지않다.
백현정 씨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이같은 활동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출산후 미혼모에 관심을 갖게되고 몇몇 지인들과 아이들 쓰던 물품을 미혼모에게 보내는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 활동이 점점 확장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된거다. 아동성범죄야말로 아동 학대의 최극한의 상황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아동 성범죄에 분노하는 분들중에는 워킹맘들이 많다. 전업맘들도 같은 마음이지만 아무래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워킹맘보다는 불안감이 덜한 것 같다. 그러나 정작 워킹맘들은 마음은 있어도 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아동들은 자신이 성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한 인지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자신이 자주 접하는 지인들에게는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경계를 안하게 된다. 한 조사에서는 아동성범죄의 93%가 아는 사람에 의한 범죄라고 나타나기도 했다.
백현정 씨는 "주위에서는 자기 애나 잘 보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말이 수긍간다. 정작 성범죄로부터 아이를 지키자는 활동을 하느라 4살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주위 여러분들의 참여가 늘어나 각자 구성원들이 자신의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혔다.
행정 체계상 아동성범죄 관련 업무가 법무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로 센터가 흩어져 있어 원스톱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현실적으로는 피해자가 알아서 여기저기 센터를 다니며 도움을 구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국제아동인권센터 정병수 사무국장은 전세계 193개국이 비준한 국제인권조약에 따라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주창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무자들은 지난 2006년이후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는 충격적인 실태도 고발했다.
정 사무국장은 "국무총리산하에 위원회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로 이관된후 이름만 존재하는 단체가 됐다. 유엔은 지난해 우리나라 위원회를 심의한후 운영이 제대로 안된다는 이유로 권고조치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나라 아동정책은 컨트롤 타워가 없다. 말로는 원스톱이라고 하지만 피해자들은 2중3중의 피해를 입고 있다. 아동성범죄 전문가가 양산돼 이런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성범죄 추방모임 '발자국'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는 안건은 크게 두가지.
△아동 성범죄자 최소 20년 이상 징역 △아동문제를 총괄하는 아동인권 보호국 설립이다.
'발자국'에서는 각 정당의 대선캠프에도 이같은 공약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아직 답변은 듣지 못한 상태다.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명운동에는 현재까지 1700명이 참여했다.
백현정 씨는 "징역을 바로 높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수 있으나 아동보호국을 설립하는 것은 가능한 일 아니겠느냐. 무상복지나 급식같은 복지제도도 우선 아동의 안전과 인권을 지키는 기본적 토대위에 쌓아올려야 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정적으로 '물리적 거세'를 주장하는 정치권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화학적 거세든 물리적 거세든 일단 성범죄자들에 대한 집행유예 부터 없앤 후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아동성범죄 집행유예 비율은 거의 50%에 달한다고.
재범율이 높은 성범죄의 경우 집행유예는 다시 나가서 범죄를 저지르라고 법원이 부추기는 꼴이라는 것이다.
백 씨는 집행유예를 통해 사회로 나온 범죄자가 재범을 저질렀을 경우 판사의 판단에 따른 것이므로 그 판사에게 어떤 징계가 있는지를 알아보았으나 그같은 조치는 전무했다. 자신의 판결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
백 씨의 아파트에 성범죄자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알림이 서비스가 생겨나긴 했지만 그 안내에는 '징역 4년 집행유예 4년의 성추행범이 몇동 몇호에 산다'가 끝이다.
뒷면에는 '밤에 돌아다니지 말고 문단속을 잘하라'는 경고문구가 있다. 이같은 행정조치에 백현정 씨는 "왜 범죄자들을 집행유예로 풀어줘놓고 나더러 조심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범죄예방을 개인에게 미루는 상황이 아니냐"며 비판했다.
또한 성범죄 피해자는 오로지 여자로 한정해 남아들이 당하는 피해는 외면하는 현실도 꼬집었다.
남자 피해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쉬쉬하고 널리 알리길 꺼린다. 한 피해자 부모는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질 원치않는다며 기사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백현정씨는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사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피해사실을 밝혀야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형편의 아이들이 주로 이같이 소개된다"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백 씨는 "일각에서는 방과후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린다고 걱정하지 않나. 그러나 아이가 방치되지 않고 학원에 있어야 안심할 수 있는 현실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범죄는 늘어나는데 판결과 행정조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니 앞으로 아이를 키울일이 막막해 둘째 낳을 생각은 엄두도 안난다"고 말했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성범죄에 연루되든 안되든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한아이 1,2편'과 '유진과 유진'을 들었다. 부모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엄청난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인터넷 '발자국' 카페 회원은 16일 현재 1만명을 넘어섰다. 자신을 30대라고 밝힌 한 회원은 "어린시절 나도 성추행을 당했다. 그땐 어려서 말못하고 당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내가 당한 일이 어떤일인지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겪었던 그 고통스러운 경험을 다른 아이들이 절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가입배경을 밝혀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