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CED) 통계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의 출퇴근 소요시간은 평균 55분에 달한다. OECD 국가 중 남아공(56분)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고 한다. OECD 평균(38분)보다는 17분이나 더 걸린다. 심지어 교통지옥이라는 일본(48분)보다도 길다.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많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출퇴근이 오래 걸리는 것은 신도시 건설, 행정구역 확장에 따른 도시 광역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서울 부산 대구 등의 인구는 1995년이래 4~10% 감소한 반면 인접지역 인구는 17~41%나 급증했다. 그 결과 출퇴근에 한 시간 이상 걸리는 사람이 1995년 134만명에서 2010년 236만명으로 100만명 이상 늘었다는 게 철도기술연구원의 추산이다. 반면 교통인프라 면에서 광역·도시철도 연장(延長)은 도쿄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전철역 간 거리(평균 1.5㎞)가 짧으면서 우회하는 정도가 심하다. 높은 혼잡도와 환승 불편도 출퇴근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다.

출퇴근시간 단축은 삶의 질, 업무능률 등과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는 그동안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기만 했을 뿐 이용자 관점에서 편의성, 정시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등한히 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지하철 9호선이 급행열차 운행으로 이용객이 하루 30만명을 넘어선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정치가 개입하면서 직선으로 뻗어야 할 노선이 뱀처럼 구불구불해지고 정차역도 무한정 늘어나는 행태도 사라져야 마땅하다. 출퇴근시간 줄이기야말로 삶의 고통을 줄여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