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기 화성에 짓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17라인 공사를 착공한지 5개월 만에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공사에는 내년 말까지 6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일 “지난달부터 화성 17라인의 공사 속도를 늦추고 있다”며 “준공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조만간 최고경영진 차원에서 투자 연기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불황이 깊어지며 수요 감소 우려가 커진 데다 삼성 시스템반도체 최대 고객인 애플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7일 화성사업장에 시스템반도체 라인을 새로 건설하는 데 2조2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이 금액은 골조와 클린룸 공사 비용이다. 여기에 설비 투자를 포함하면 최종적으로 6조원 넘게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까지 20나노와 14나노급 첨단 공정을 갖춘 라인을 준공해 2014년 1분기부터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 시스템반도체

연산 기능을 갖춰 전자시스템을 제어·운영하는 반도체. 단순히 정보를 읽고 저장하는 메모리와 구별해 비메모리로도 불린다. PC의 중앙처리장치(CPU)가 대표적이다. 전자제품뿐 아니라 스마트화 추세에 따라 자동차, 선박 등에서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김현석/강영연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