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2일 단일화 협상팀과 경제개혁, 외교안보협상팀 라인업을 완료하고 단일화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 외교안보 분야의 정책적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양측 협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단일화 실무팀 인선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단일화 협상팀 면면을 들여다보면 문 후보가 ‘경륜’을 내세운 반면 안 후보는 비민주당 출신의 ‘매파’ 협상가들을 전면에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문 후보 측은 이날 단일화 방식을 논의할 협상팀으로 3선의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 재선의 윤호중 전략기획실장, 초선의 김기식 미래캠프 지원단장을 임명했다. 박 위원장이 문 후보의 의중을 반영해 협상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화 협상단장을 맡는 등 협상경험이 많은 윤 실장이 실무, 참여연대 사무처장 출신의 김 단장이 기싸움을 맡는 일종의 3인 역할분담체제다.

이에 맞서 안 후보는 조광희 비서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이태규 기획실장을 내세웠다. 조 실장은 변호사, 금 실장은 검사 출신으로 민주당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인사들이다. 특히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서 전략기획팀장을 맡았고 이명박 정부 초기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이 실장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단일화 룰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안 후보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다. 이들 3인은 안 캠프 내에서 초기 안 후보의 ‘독자 완주’를 주장했던 ‘매파’로 꼽힌다. 박선숙,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 등 민주당 출신 인사들은 배제됐다. 과거 인연에 얽매이지 않고 실리형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면면을 보니 결국 두 후보가 만나 담판을 짓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단일화 협상팀이 아니라 협의팀”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실무라인은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최종 방식은 문·안 두 후보의 담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단일화 협상팀과 달리 경제정책과 외교안보 공동선언팀은 비교적 ‘코드’가 비슷한 인사들이 맡았다. 문 후보는 경제정책 공동선언 협상팀에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과 김수현 미래캠프지원단장을 임명했다. 안 후보는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과 홍종호 국민정책본부 총괄간사를 맞불카드로 제시했다. 이 위원장과 장 본부장은 두 후보 진영 합류 이전부터 가까운 사이다. 이 위원장은 당초 문 후보의 경제민주화위원장으로 장 본부장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안보 실무팀에는 문 후보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김기정 미래캠프 남북경제위원과 초선의 홍익표 민주캠프 소통2본부 부본부장을 낙점했다.

안 후보는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과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을 실무협상팀으로 내세웠다. 문 후보 측이 통일분야 전문가를 배치한 반면 안 후보 측은 안보와 통일분야 인사를 함께 발탁한 게 차이점이다.

김형호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