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인 시국선언을 마친 뒤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주도 그룹은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시국선언까지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여야가 조만간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것처럼 말해 어떻게든 막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시국선언을 하게 됐다. 경제민주화라는 깃발 아래 기업과 서민을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건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전략일 뿐이다. 양심있는 학자들이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뜻을 모았다. 그동안 언론 기고나 심포지엄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지만, 대선주자들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입법을 강행하고 있어 거리로까지 나왔다. 오늘 시국선언은 600명이지만 앞으로는 1000명 혹은 그 이상으로 많아질 수 있다.”

▷정치권이 경제민주화 입법을 멈추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동안 정치인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의견을 내왔다. 하지만 정치권은 오로지 선거에서 이기는 데만 관심을 두고 있고 진지하게 논의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시민단체의 마지막 역할은 거리로 나가는 것이다. 거리에서 입법부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 그들이 끝까지 외면하면 다음 선거에서 낙선운동을 전개할 수도 있다.”

▷대선 주요 후보 세 명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조금씩 다르지 않나.

“세부 항목과 추진 일정이 다르다고 해서 차별화된 정책은 아니다. 경제민주화라는 말 자체가 어법에 안 맞는다. 성장 아젠다도 실종됐다. 국가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지 않고 표를 통해 집권하는 것에만 관심을 둔 결과다. 이런 식으로 해서 정치·경제가 발전할 수 있겠나.”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