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조기 영어교육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자녀에게 한 살이라도 더 일찍 외국어를 가르치려는 엄마들의 마음은 더 급해졌다.

영어 유치원과 영어 전문 교육기관의 유치부 모집에 신청서를 넣는 학부모들의 목적은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
하는 아이 만들기’다.

하지만 아이가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교육현장을 선택할 때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엄마들은 그리 많지 않다.

주니어 영어 전문학원인 원더랜드 대구 침산어학원 성주현(여·38) 원장으로부터 효과적인 조기 영어교육 방법을 들어봤다.

◆‘영어 성장판’ 제대로 자극해야

“어린이 영어 교육을 ‘학습’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의 연령에 필요한 전반적인 성장과 발달을 돕는 전인교육을 영어로 진행하는 것이 목표인 제대로 된 교육기관을 선택해야죠.”

원더랜드 대구 침산어학원 성주현 원장은 “아이들이 자연스러운 일상생활 속에서 외국어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조기 영어 교육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한다.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찬반 의견이 갈리는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외국어 전문가들은 “방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흥미를 갖도록 교육할 수 있다면 언어를 쉽게 배우는 취학 전 어린이들의 영어 교육은 분명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성주현 원장도 “언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좋은 5~7세 아이들의 ‘영어 성장판’이 닫히기 전 영어에 대한 흥미를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장판이 닫히면 아이들의 키가 제대로 크지 않듯이 ‘영어 성장판’도 적당한 시기에 잘 자극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흥미 유발하는 체계적 ‘놀이식 교육’이 정답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대부분의 부모들의 관심은 조기 영어교육의 필요성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첫 영어 교육방법을 선택할 때에는 무엇을 따져봐야 될까.

대다수의 엄마들은 ‘영어 유치원’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 영어 학원들이 유치부 원생을 모집하면서 마치 ‘어린이 영어 유치원’인 것처럼 얘기해 부모들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엄밀히 따지면 영어 유치원은 유아교육법 적용 대상이 아닌 사설 어학원이다.

때문에 아이들의 영어 학원을 선택할 때에는 먼저 원장의 교육철학과 교육과정(커리큘럼)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암기식 공부가 아닌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하고 활동하는 놀이중심의 영어 집중교육, 생활을 통해 각 상황에 맞게 영어를 사용하면서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성 원장은 “제2언어 습득이론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스티븐 크레션(Stephen Krashen) 박사는 ‘영어를 암기 위주로 아이들에게 강압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고문과 같다’고 얘기했다”며 “영어 학원의 커리큘럼을 먼저 살펴야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 영어는 소리”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야

‘아이를 영어 학원에 보내기 전 먼저 집에서 기초를 다져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많다.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어린이 영어 학원에서 영어를 전혀 접하지 않은 아이가 친구들에 비해 뒤쳐지거나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서 나온 걱정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칫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잘못된 생각이다.

“아이들은 영어를 언어(language)가 아닌 소리(sound)로 생각하기 때문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교육환경만 잘 만들어주면 금방 귀와 입이 열립니다.”

제대로 된 영어학원의 유치부 원어민 교사들은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되 흔히 말하는 손짓 발짓, 즉 ‘보디 랭귀지’를 적극 활용한다.

그리고 한국인 교사들은 영어로 말한 뒤에는 꼭 한국말로 두 번씩 얘기한다. “Good morning everyone, 안녕하세요 여러분”이라는 식이다.

한국인 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원어민 교사들과 수학, 과학, 예체능 등의 다양한 과목을 재미있게 배우고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파티 등 세계 문화를 경험하다보면 어느새 아이들이 원어민 교사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된다.

시간이 더 지나면 아들은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정도로 영어 말하기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어른들과는 달리 영어를 다른 나라의 언어가 아닌 소리로 듣는 아이들만의 특성을 잘 살린 덕분이다.

◆무늬만 영어 유치원 주의해야

내실 있는 커리큘럼이나 교육 철학이 없는 준비되지 않은 ‘무늬만 영어 유치원’에 아이를 맡길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돌아온다.

아이들이 처음 접하게 되는 교육현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일관성 없는 교육을 경험할 경우 자칫 학습에 대한 흥미나 타고난 호기심까지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더랜드 침산어학원 성주현 원장은 “흔히들 ‘영어 유치원’으로 알고 있는 어린이 영어 학원마다 교재와 프로그램이 달라 꼼꼼하게 확인해야 된다”며 “발품을 팔아 교육과정을 살펴보고 시설과 교육 분위기 등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