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정보기술(IT)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새로운 성공 전략 찾기에 혈안이다. 지난달 29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공동 주관한 ‘2013 모바일 프런티어 콘퍼런스’는 모바일 시대의 해법을 찾는 자리였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정민 SK플래닛 사업본부장, 정지훈 관동의대 교수 등 IT업계 리더들이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 성공 전략을 제시했다.

◆모바일 플랫폼은 생태계 구축이 관건

황병선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무엇보다 건강한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 플랫폼에 참여한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힘을 합쳐 복합적인 가치를 만드는 것이 생태계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제조업에서 볼 수 있는 ‘갑을’의 종속적인 관계가 아닌 창조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는 느슨한 관계가 필요하다”며 “최근 모바일 플랫폼에서 독특한 애플리케이션과 기발한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계속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체 모바일 플랫폼에서 iOS, 안드로이드 등 기술 플랫폼은 다양한 제품 개발의 활성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등 제품 플랫폼은 소비자 확보,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등은 보완재 제품의 유통 등 역할을 적절하게 해낼 때 생태계가 지속된다고 덧붙였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식 모바일 생태계를 강조했다. 파트너사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가 카카오톡에 몰린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웹툰 작가들이다. 이들은 카카오톡용으로 만든 유료 이모티콘으로 한달에 수천만원을 가져간다. 웹툰 작가 상당수가 포털 사이트에 무료로 작품을 올려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 대표는 “기존 인터넷 콘텐츠 시장에서 공짜가 쏟아지면서 광고를 위해 자극적인 문구만 내세우는 등 여러 문제가 생겼다”며 “내년 상반기에 시작할 디지털 콘텐츠 장터인 ‘카카오페이지’를 유료로 운영하는 것도 콘텐츠가 변질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박정민 SK플래닛 사업본부장도 디지털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 시장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재편됐다고 동의했다. 지난 10월 미국 동부 지역을 허리케인 샌디가 강타한 이후 상당수 사람들이 스마트폰 충전과 와이파이망을 이용할 수 있는 곳에 몰렸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박 본부장은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이제 단순 업무용이 아닌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도구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니팡으로 게임 이용층이 넓어졌다"며 “SK플래닛이 운영하는 디지털 콘텐츠 장터에서도 앱 외 드라마, 영화 등 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 해외에서 다양한 결제 방법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기기로 기업 혁신

IT기업이 아닌 다른 업종 기업들의 효과적인 모바일 플랫폼 이용 방안도 제시됐다. 홍혜진 삼성SDS 상무는 스마트 시대에는 모바일 혁신을 통해 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장인 5명 중 4명은 모바일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직장에서도 모바일 기기 활용이 필수”라고 말했다. 홍 상무는 모바일 혁신을 이룬 기업으로 제일모직, 기업은행, 삼성생명 등을 꼽았다. 제일모직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모바일 플랫폼에 연결할 수 있게 구축한 국내 최초의 기업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어느 매장에 있다는 것을 모바일 기기로 바로 체크할 수 있다.

기업은행도 핵심 업무를 모바일 플랫폼에서 진행한다. 삼성생명도 모바일 영업 시스템을 구축해 보험설계사가 소비자 분석, 보험 설계, 청약, 체결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태규 한국브리티시텔레콤 대표는 재택근무의 일종인 자사의 ‘플렉서블 워크’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출퇴근 시간을 안 쓰고 집에서도 일하게 되면서 직원들 삶의 질이 높아졌고 사무실에서 시간 때우기가 아닌 주어진 업무에 집중하면서 생산성도 20%이상 늘었다”며 “사무실 운영 비용도 7억5000만파운드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