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0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일본 소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TV와 카메라를 ‘세트’상품으로 묶어 파는 마케팅을 한 결과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46.6%의 점유율로 1위에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점유율 26.9%로 2위였다. 두 달 만에 점유율을 두 배 가까이 늘린 셈이다. 반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줄곧 선두를 유지했던 소니의 점유율은 지난 8월 50%에서 10월 32.9%로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은 10월부터 두 달간 대대적으로 진행한 프로모션 덕분이다. 디지털프라자 하이마트 등 삼성 TV를 판매하는 모든 유통점에서 삼성전자는 TV와 카메라를 세트 상품으로 묶어 판매하는 행사를 했다. 60·65인치 스마트TV 3종과 삼성전자 미러리스 카메라 최하위 기종인 NX1000(사진)을 함께 파는 방식이다. ‘TV를 사면 미러리스 카메라를 주고, 카메라를 원하지 않으면 50만원 할인해준다’고 패키지 상품을 홍보했다. 정가 79만9000원인 NX1000은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 최저가 53만원대에서 팔리고 있다.

NX1000은 소니의 NEX-F3를 제치고 10월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군 중 가장 많이 팔린 제품 1위를 차지했다. 8월에는 3위였다.

삼성전자가 미러리스 카메라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것은 카메라 시장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강세인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에 밀려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반면 미러리스 카메라는 보급된 지 2년 만에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전체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러리스 카메라는 국내에서 총 4만8000여대가 팔려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의 45%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미러리스 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그쳤다.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 3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콤팩트 카메라는 총 2만98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7800여대)보다 37%가량 줄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 미러리스 카메라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서 반사거울과 펜타프리즘을 없앤 렌즈교환식 카메라. 화질은 보급형 DSLR 카메라와 비슷한 반면 크기와 무게가 많이 줄었다. 세계시장 규모는 2010년 130만2000대에서 2014년 1311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