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보다 높았다. 문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 4명 중 1명은 문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당선 가능성에서는 박 후보가 우세하다고 답했다.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무소속 후보 사퇴 후 크게 늘었던 부동층은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박-문 후보 간 지지율이 접전인 만큼 여전히 부동층 향배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충성도는 박이 더 견고

‘현재 지지하는 후보에게 꼭 투표를 하겠느냐’는 물음에 박 후보 지지자 중 84.1%, 문 후보 지지자 중 79.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종민 글로벌리서치 팀장은 “박 후보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더 높다는 뜻으로 두 후보의 지지율이 비슷할 경우에도 실제 투표율에서는 박 후보 지지층이 높아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 가능성 역시 문 후보가 다소 불리했다. ‘상황에 따라 지지후보를 바꾸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률은 문 후보 지지자들이 17.2%로 박 후보 지지자들 비율(15.1%)보다 높았다.

본인의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당선 가능성을 묻는 항목에서도 박 후보가 59.6%로 문 후보(34.1%)를 크게 앞섰다.

박 후보 지지자 중 93.8%는 박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문 후보 지지자 중 69.8%만이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다. 25.2%는 문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당선 가능성에서는 오히려 박 후보 쪽 손을 들어줬다.

◆적극지지시 박 46.6%-문 46.0%

안 전 원장의 지지자 중 63.2%는 문 후보 지지로, 23.6%는 박 후보 지지로 이동했다. 안 전 원장의 사퇴 직후인 지난 11월24일 실시한 조사 때(문 후보 58.5%, 박 후보 20.1%)보다 두 후보 쪽 이동률이 조금씩 올랐다. 자연히 20.9%에 달했던 부동층도 10.2%로 절반가량 줄었다. 이를 전체 지지율로 따지면 2% 정도에 해당한다.

이 팀장은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 접전인 만큼 2%는 결코 낮지 않은 비율”이라며 “막판 2%가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전 원장 지지자 중 부동층은 특히 40대 연령층에서 크게 줄었다. 11월24일 조사 때는 40대 부동층이 27.9%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8.7%로 낮아졌다. 상당수가 박-문 후보 중 한 명으로 이미 마음을 굳혔다는 방증이다.

안 전 원장이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할 경우 박-문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6.6%, 46.0%로 박빙을 보였다.

안 전 원장의 문 후보 지원시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매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률이 20.5%,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률은 45.0%였다. 반면 ‘영향이 없거나 작을 것’이라는 응답률은 28.7%였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일 실시했다. 9월22일과 지난달 9~10일, 24일에 이은 4차 조사다. 전국 16개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별 인구 비례로 할당한 후 무작위 추출을 통해 집 전화와 이동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