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지원에 나선 데 대해 안 전 원장 측 일부 인사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역풍이 거세다. 일각에선 안철수 캠프의 분열로 지지층이 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 전 원장의 대선 캠프 소통자문단에 참여했던 위원 17명 중 조용경 단장(사진) 등 9명이 7일 서울 인사동 하나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문 연대’에 동참할 수 없다”고 결별을 선언했다. 반면 신명식 위원 등 6명의 자문위원은 성명을 내고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로 한) 안 전 원장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에 적극 동참한다”고 밝혔다. 남은 2명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조 단장과 8명의 위원은 “안 전 원장은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향한 길을 선택했다. 이 길은 정치쇄신의 길도, 국민대통합을 위한 길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과 ‘이념적 편차가 있다’고 했던 후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안 전 원장의 선택은 특정 정파의 계산에 휘말려드는 것”이라며 “새 정치의 기수가 되기는커녕 구태정치인 중 한 사람으로 전락하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조 단장은 회견에서 “한숨도 못 잤다”며 “배신자로 찍히고 정치적 자살 행위가 될지라도 물러나는 이유는 분명히 밝혀야 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안 전 원장은 절대로 진영논리로 한 쪽에 있을 리 없고, 단일화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한다고 했다. 설사 낙선한다고 하더라도 이후 새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새 정치와 정치쇄신은 뒤로 밀리고 수단이 돼야 할 정권교체가 최고의 목적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상한 단일화에 말려 후보직도 내놨지만 제3의 방법으로 새 정치의 길을 갈 것으로 믿고 지금까지 따라왔는데 우리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았다”고 공격했다.

안 전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개인적인 의견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호창 전 공동선대본부장도 MBC 라디오에 나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그것이 안 전 원장을 중심으로 해서 움직이는 데 어떤 갈등을 일으키는 과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지층 분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안 전 원장의 외곽 지원 단체를 자임했던 일부 단체 회원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고 나왔다. ‘철수산악회’ 경남지회 500여명과 ‘철수정책개발연구원’ 소속 회원 30여명, ‘철수처럼 광주본부’ 회원 50여명은 지난 5일 각각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