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침체된 식품업계에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한 줄기 빛’으로 떠올랐다. 원재료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환율이 떨어지면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의 순이익은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60억원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신영증권은 추정했다. 지난해 말 환율(1070원60전)을 감안할 때 환율이 1040원대로 내려가면 환율 변동으로만 올해 180억원가량 순이익이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밀가루 등을 생산하는 동아원은 환율이 10% 내릴 때마다 순이익이 208억원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5월 11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 1070원대로 급락했고, 지난 3일 1061원50전까지 떨어져 1060원 붕괴 일보 직전까지 갔다. 4일에는 1063원30전으로 소폭 올랐지만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상당수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연내 1000~1040원까지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곡물값이 올해 2분기부터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진단이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올해 2분기부터는 곡물값에 대한 식품업계의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동안 정부 규제로 인해 가격을 제대로 올리지 못한 데다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 규제가 강화되고 경기 불황이 이어져 식품업계의 전반적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