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시장에서 주문 실수로 대규모 매수 주문이 들어와 그중 상당한 물량이 체결되는 일이 발생했다. 체결된 주문이 대규모 청산으로 이어져 선물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7~8분께 코스피200 지수선물에 대한 12만계약 이상의 매수 주문이 268.20포인트 단일 호가에 집중됐다. 한 호가에 각각 수백 계약 수준의 호가가 형성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1계약은 약 1억3000만원으로, 15조원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 것이다.

이 매수 주문은 거래 마감 때까지 대부분 유지돼 약 3만계약이 실제 체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이날 코스피200 지수선물 거래량은 전 거래일(18만6039계약) 대비 약 30% 증가한 24만444계약에 달했다. 주문을 낸 주체는 홍콩계 투자자이며, 주문창구는 KB투자증권인 것으로 확인됐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프로그램 알고리즘상 오류로 주문 실수가 발생한 것같다”며 “8일 낮 12시 이전까지 증거금 납부가 이뤄져야 한다” 고 말했다.

주문 실수라면 당장 해당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전망이다. 체결된 포지션을 가져가려면 5000억원 안팎의 증거금이 있어야 하는데, 이 정도 증거금을 일시에 내기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증거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으면 반대매매를 당하게 된다. 증거금 납부가 있더라도 단기에 포지션 청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체결된 물량이 일시에 나온다고 가정하면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며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파생상품시장을 교란할 경우 현물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