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쌍용차 국정조사 반대운동 벌인 서울역 가보니…
"안녕하세요. 쌍용자동차입니다."

21일 오전 11시30분 서울역 입구와 역사 앞 광장 일대. 흰 우비를 입고 '국정조사 반대' 띠를 두른 사람들이 역을 빠르게 빠져나가는 인파를 향해 전단지를 건네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17일 발족한 '쌍용차 정상화 추진위원회'의 회원들. 쌍용차 노사와 평택시민단체협의회, 평택시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된 노(勞)사(使)민(民)정(政) 협의체다. 협의체 소속 총 250여명은 이날 서울역을 비롯 영등포 용산 수원 평택 부산 등 전국 8개 지역 역사 앞에서 '쌍용차 정상화 추진과 국정조사 반대'를 위한 청원서를 배포하는 홍보 활동과 서명 작업을 벌였다.

[현장에서] 쌍용차 국정조사 반대운동 벌인 서울역 가보니…
이날 서울역 행사에는 김규한 쌍용차 노조위원장과 최종식 영업부문장을 비롯 45명의 노조간부들이 참석했다.

김 노조위원장은 "개별 기업을 상대로 국정조사가 실시된 것은 헌정사상 단 한번도 없었다"며 쌍용차에 대한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완강히 드러냈다. 이어 "더 이상 회사가 국정조사로 인한 소모적 논쟁에 휘말리지 않고 경영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 알리려는 취지에서 이곳까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쌍용차 국정조사' 이슈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된 것과 달리 이날 서울역 일대는 목적지를 향해 바삐 발걸음을 옮기는 시민들이 대부분이었다.

쌍용차 측 행사 참석자들이 광장에서 청원서를 나눠줄 때 반대편에는 '국정조사를 실시하라'는 피켓을 든 이은정 씨(36·회사원)가 있었다.

이 씨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 행사 소식을 접하고 반차를 내고 항의하러 나왔다"며 "국정조사가 진행되면 회사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관련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음을 맞이한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간 역사 입구 앞에 나와있던 허재 씨(24·대학생·사진)는 "사측이 부끄러운 게 없다면 국정조사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아무리 반대한다고 해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서] 쌍용차 국정조사 반대운동 벌인 서울역 가보니…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에 입점한 잡화매장의 한 직원은 "행사를 지켜봤는데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다니는 입구 길목에서 하니까 별로 호응이 없는 것 같다"며 "아울렛이 오픈한지 3일 밖에 되지 않아서 오픈 판촉행사를 한 걸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현재 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정조사 논란은 이미 금융당국과 법원에 의해 정당성과 합법성이 입증된 사안으로 회사의 정상화와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다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면 회사 관련 종사자 11만명의 고용문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쌍용차 노사는 대시민 선전전과 청원서 서명 작업을 통해 수합된 청원서를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