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심상치 않은 '취업 한파'…고용 떠받치던 자영업자도 줄었다
올 1월 전국 자영업자 수가 2011년 2월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적은 545만명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 여파로 신규 개업하는 자영업자보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수가 줄면서 1월 고용률은 57.4%를 기록, 작년 10월 이후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지난해 6월 이후 꾸준히 줄어들던 실업자 수는 7개월 만에 80만명을 돌파했고 실업률은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3.4%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폐업 늘어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는 545만명을 기록, 지난해 1월에 비해 2만1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11년 7월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임금근로자 수는 1758만명으로 지난해 1월에 비해 39만7000명 늘었지만 작년 12월에 비해서는 18만2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7월 586만3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와 함께 일하는 무급 가족종사자 수도 급감했다. 1월 무급 가족종사자 수는 10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4000명 감소하면서 최근 2년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취업자 수도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1월 취업자 수는 2405만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32만2000명 늘었지만 지난해 12월보다 35만명 줄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지난해까지 자영업자 수가 늘었던 것은 주로 도소매, 음식·숙박업종 창업이 늘었기 때문인데 최근 이 분야의 창업이 줄고 있다”며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데다 도소매, 음식·숙박, 농림·어업 등의 자영업은 경쟁이 치열해 폐업하는 사람도 많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실업 갈수록 악화

통계청은 올 1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2만2000명 늘었다고 밝혔지만 50대 이상 취업이 크게 늘었을 뿐, 20대와 30대 취업은 오히려 감소했다. 한창 일할 나이의 청년층 취업은 줄고 일하는 장년층이 늘었다는 뜻이다.

1월 20대 취업자 수는 35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이는 2011년 1월 10만8000명이 줄어든 이후 최대폭 감소다. 20대 취업자 수는 작년 5월 이후 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30대 취업자 수도 지난해 1월에 비해 2만6000명 줄었다.

반면 50대 취업자 수는 530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만명 늘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도 270만9000명을 기록하며 작년 1월보다 18만2000명 증가했다. 50대 이상 취업자 수는 2008년 이후 단 한차례도 전년 대비 감소하지 않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1월 실업률은 3.4%를 기록, 지난해 12월(2.9%)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이 3%대로 올라선 것은 작년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실업자 수는 84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6000명 줄었지만 작년 12월보다는 11만명이나 늘었다.

김범석 과장은 “1월 실업률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통상 매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며 “다만 경기 회복세가 늦어지는 가운데 인구 비중이 큰 20대의 고용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