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또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는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가 티켓몬스터(티몬)를 고소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19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티몬을 고소했다. 티몬이 지난 8일 ‘위키피디아’ 한글 사이트에 위메프에 대한 악성 글을 남겼다는 이유에서다.

위메프 관계자는 “누군가 위키피디아에 30줄에 걸쳐 위메프와 허민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올려 IP 주소를 추적해 보니 티몬 본사였다”며 “티몬이 주관적인 입장을 덧붙여 위메프 대표와 서비스를 폄하하는 글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위키피디아는 네티즌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온라인 백과사전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쓰거나 지울 수 있는 대신에 IP 주소와 과거 기록이 모두 남는다.

문제가 된 표현은 ‘2011년 중반기부터 거침없던 성장세가 주춤하기 시작했다’, ‘허 대표가 경영 일선에 나섰지만 위메프가 잇따라 내놓는 것은 짝퉁 논란이었다’, ‘허 대표가 복귀한지 3개월 만에 전체 직원 550명 중 200명을 내보내는 피의 잔치가 벌어졌다’, ’일련의 사건들로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은 위메프는 2012년을 침묵의 해로 보냈다‘, ‘허 대표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대표들이 이끄는 티몬·쿠팡이 위메프를 멀찌감치 제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등이다.

티몬은 자사 직원이 본사 사무실에서 이런 글을 남긴 사실은 일단 인정했다. 티몬 관계자는 “회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회사에 애정이 넘쳐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면서도 “대부분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나열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소셜커머스 시장의 1위 경쟁이 치열한 탓에 업체들은 상호 비방과 고소·고발도 불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티몬이 쿠팡을 고발했다. 포털사이트에서 티몬을 검색하면 쿠팡 사이트가 뜨도록 하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유포, 자사 방문객을 빼앗아갔다는 이유다. 당시 쿠팡은 “새로운 마케팅 방식을 시험하다 벌어진 실수지만 고의로 그런 건 아니었다”며 사과했다.

업계 ‘진짜 1위’가 누구냐를 놓고도 거친 신경전이 잦다. 쿠팡이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BI)의 기업 가치 평가에서 1위를 했다’고 발표하자 티몬이 순위 산정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 BI가 순위를 바꾸기도 했다.

한쪽에선 주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얌체 마케팅’을 한다는 비판도 많다. 티몬, 쿠팡, 위메프, 그루폰 등 상위 4개 소셜커머스 업체는 한결같이 ‘흑자를 내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췄다’고 주장하면서도 외국계 또는 유한회사라는 이유로 매출과 손익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